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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트럼펫 꽃

by 깜쌤 2009. 8. 20.

 

 "옹기RG?"

"사진을 척 보고 무슨 이야기를 꺼내려는지 안다면 내가 가만 있을 수 없지 않겠어?"

 

 옹기가마터에 잠시 들러보았습니다. 젊었던 날, 산골짜기 아이들을 이태동안 가르쳤던 학교를 지나 경주로 돌아오는 길에 옛생각이 나서 운전기사를 보고 차를 잠시 세워달라고 했습니다. 한때 마을을 이루었던 곳에는 이제 몇 집만 남아 있었고 무너지고 사라진 몇몇 집터에는 잡초가 무성했습니다.

 

옹기를 구워내던 가마터 부근을 가만히 살펴보던 나는 낯설면서도 어찌 눈에 익었다 싶은 꽃을 찾아냈습니다. 꽃이름이 생각나지않아 한참을 생각해도 종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어쩌다가 한두번씩 마주친 꽃이긴 합니다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니 머리속과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호박과 들깨가 어우러진 밭 옆에는 무너져 가는 옹기가마가 길고 무거운 몸체를 누이고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가마의 벽이 무너지고 헐어져 가는 모습이 나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가르친 학생 가운데 한명의 아버지는 옹기 기술자였습니다. 그 아이의 집에 가보았던 기억이 또렸합니다.

 

 

 두멍, 독, 항아리, 중두리,소라기, 동이, 자배기, 방구리, 뚝배기, 푼주, 오리병, 촛병...... 옹기 종류는 많기도 많았습니다.

 

 

 "옹기점의 연기 오르듯이....."

 

성경 속에는 위와 비슷한 표현이 하나 등장합니다. 그러나저러나 이꽃의 이름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으니 너무 답답합니다. 

 

 

태국 북부의 산악지대 도시가운데 치앙마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배낭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가고 싶어하는 꿈같은 도시입니다.

 

 

 태국왕가의 별장이 있는 곳을 지나 산길로 더 올라가면 소수민족 동네가 하나 나옵니다. 너무 상업화가 되어버려 정말 아쉬운 곳이긴 하지만 거기서 나는 내가 그렇게 이름을 알고 싶어하는 꽃과 비슷한 꽃들을 본 기억이 납니다.

 

 

 아무리 봐도 꽃과 잎이 닮았습니다.

 

 

 같은 종류의 꽃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펫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더군요.

 

 

 가만히 보니 트럼펫처럼 생기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 들판에서 이런 꽃과 비슷한 꽃을 본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옹기점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다가 엉뚱하게 이야기가 빠지고 말았습니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는가 봅니다. 나는 아쉬움만 남겨두고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답답함은 안고 말이죠.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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