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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9 일본-서부 일본(完)

시모노세키 역 부근 3 - 마츠리

by 깜쌤 2009. 5. 15.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저런 지혜는 우리가 몇번이라도 배워야 할 것이다.

 

 

 1번 버스는 1번 자리에 왔고 2번 버스는 2번 자리에 왔다.

 

 

 도로 위에 육교를 설치하되 그 공간이 단순한 통로구실만 하도록 만들지는 않았다. 쉼터가 되고 꽃밭이 되도록 했다. 그런 식의 다목적 용도로 쓰는 곳을 여러 도시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큰 도로에는 불법주차하는 차량들이 없다. 그러니 도로 소통은 원활하고 교통체증은 없으며 매연은 그만큼 줄어든다. 기차역마다 자전거 주차공간은 반드시 확보되어 있어서 여학생들도 자전거를 타고 와서는 자전거 주차장에 세워두고 기차를 타는 식이었다. 자가용으로 자식들을 등교시키는 그런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우리는 언제쯤 되어서야 그들의 의식을 따라잡을지 까마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글에서 이야기한 사실이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확실히 편리하며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이젠 정말이지 지겹다. 입만 살아 움직이는 관료들과 헛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가들과 구두선을 외치는 선동가들은 꼴도 보기가 싫다. 

 

 

 역 앞 도로로 내려서자 경찰이 지나갔다. 치안유지와 방범을 담당해야 할 우리나라 경찰들이 시국사범 검거와 데모진압을 위해 무더기로 동원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젠 지겹다.

 

 

 어떤 행사가 예정되어 있는 모양이다. 도로를 가로지른 플래카드에 힌트가 숨어있었다.

 

 

 벌써 많은 어른들이 나와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아하 구경거리가 났구나 싶었다.

 

 

 구경하기에 좋은 장소들을 골라 미리 점거해두는 조짐이 보인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알아보니 오전 10시에 마츠리가 있는모양이다. 일본에서도 상당히 널리 알려진 유명한 마츠리란다. 역시 우리는 복있는 사람들이다. 그럼 이쯤에서 마츠리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한국어 위키백과의 자료를 그대로 복사해 왔다.

 

<'마쯔리'라는 말은 '제사를 지내다'의 명사형으로, 원래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하며 그 의식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한다. 이 의미로의 '마쯔리'는 현재에도 지진제,기원제의 형대로 남아있다.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노이와토(天岩戸 あまのいわと)의 앞에서 하는 제사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의 마쯔리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었다. 오늘날에도 중심이 되는 의식을 한정된 사람들 끼리만 모여서 하는 마쯔리도 일부 남아있다.

 

현재 일반적인 의미로써의 마쯔리는 신사나 절을 주체 혹은 무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의식에서는 풍작, 풍어, 사업번창, 무사고, 무병장수, 가내안전 등을 빈다. 또는 이것들의 성취를 감사하며 지내는 것도 있고, 다섯가지 명절등 연중행사가 발전되기를 기원하기 위한 것이나 위인을 기리기 위해서 행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5월 3일 일요일 오전 10시에 '선제제(先帝祭)'가 열린단다.

 

 

 선제제라..... 어떤 왕을 기리는 행사인 모양이다.

 

 

 내가 자리잡은 가게 앞을 보니 신라면이 보이고 우리나라 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우리상품 천지다.

 

 

 얼씨구? 고추가루까지 있다. 일본인들이 매운 고추가루를 먹을리가 없으니 이건 분명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인 것이다. 그렇다. 여긴 시모노세키이고 부산을 왕복하는 여객선이 드나는 곳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아하, 그렇구나. 이제 이해가 되었다.

 

 

 일본인들의 물가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일부러 찍어두었다. 2009년 5월 현재 우리와는 환율이 14대 1이니까 일본 엔 표시에다가 14배를 하면 우리나라돈이 된다. 비교해보기 바란다. 단순비교는의미가 없다. 일본인 국민소득이 우리나라 국민소득의 최소 2배는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비교해보기로 하자. 그러면 우리나라 물가가 비싼 편인지 헐한편인지 단번에 비교가 된다.

 

 

 우리나라 물가는 엄청 비싼 편이다. 결코 싼게 아니다. 왜 그렇게 비싸야만 하는지 나는 이제 조금 이해가 된다. 지독한 이기심과 한탕주의와 나만 손해볼 수 없다는 피해의식과, 말로서는 설명이 곤란한 온갖 문제들이 얽히고 설켜서 만들어낸 요상한 물가구조가 아니던가? 유통구조의 엄청난 왜곡과 지나친 간접세와 부풀대로 부풀어 오른 엄청난 건물 임대료.... 뭐 그런 것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선도 역할을 담당하는 경찰차가 등장했다. 그렇다면 그 뒤로 출연자들이 곧 따라 올 것이다.

 

 

 야마구치 현 경찰차이다. 여기 야마구치현은 예전부터 많은 인재를 길러낸 곳으로 유명하다. 만만하게 볼 지방이 아닌 것이다.

 

 

 수많은 카메라맨들이 거리 곳곳에 진을 치고 있었다. 우리는 10시 10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야하므로 적어도 9시 55분경에는 여기를 떠나야 한다. 그런데 행사는 10시 정각에 시작할 예정이라니 너무 아깝다.

 

 

 지켜보는데까지 보고 가는 수밖에 없다. 

 

 우리로 치자면 도지사와 시장에 해당하는 핵심인물들이 탄 차가 제일 앞에 섰다.

 

 

 일본 역사 최초의 무가(武家)정권은 가마쿠라 막부이다. 가마쿠라 막부를 개설한 집안이 미나모토(源 원)씨인데, 다이라(平 평)씨 세력과 일본 천하를 두고 다툰 이른바 1185년의 겐페이(源平)전쟁이 벌어진 장소가 시모노세키 부근 바다인 것이다.

 

 

 가마쿠라 막부 말기에 벌어진 남북조 전란시대에 여섯살난 어린 덴노(=이른바 천황) 안도쿠(安德 안덕)는 어머니 품에 안겨 바다로 떨어져 죽게 되는데 바로 그 사건을 기리는 마츠리를 지금 벌이는 것이다. 알고보면 슬픈 사연인 것이다.

 

  

 제관들이 등장했다.

 

 

 군부대 차량까지 지원받아 나서는 것을 보니 민관군(民官軍)이 하나가 된 큰 행사 같다.

 

 

 등장인물들이 제법 된다.

 

 

 이제 선제제라는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유지들 뒤를 이어 신녀(神女)들이 등장했다.

 

 

 어린 소녀들 같은데 얼굴에다 하야얀 분칠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 귀엽다기 보다는 요사스럽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모두 초등학생들 같다.

 

 

 저 아이들은 무얼 알고나 참여하는 것일까?

 

 

 다양한 여자들이 화려한 옷차림으로 계속해서 나타났다.

 

 

 행사가 제법 거창했다.

 

 

 기모노를 입은 여자들도 참여하고 있었다.

 

 

 하여튼 큰 구경 났다.

 

 

 더 보았으면 좋으련만 기차 시간이 다되어 가니 미련을 접고 이젠 슬슬 떠나야 한다.

 

 

 우리는 구경을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이젠 시모노세키를 떠나야 하는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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