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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9 일본-서부 일본(完)

눈치보며 떠나다

by 깜쌤 2009. 5. 9.

 

 출발 전날에 배낭여행안내서 한번 읽어둔게 전부였다. 그게 다였다. 이런 식으로 준비안하고 가면 고생길이 훤하지만 사는게 바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짐은 출발하는 날 전날 밤과 아침시간에 다 쌌다. 일본가는 배안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내에게 언제 돌아온다는 이야기조차 안한 것이 생각났다. 이러다가 나중에 밥이라도 얻어먹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처음엔 필리핀을 가려고 했지만 놀러간다는 인상을 풍기는 것이 싫었다. 나라 경제도 안좋은 상황에서 놀러나 다닌다는 식으로 비치는 것보다는 꼬락서니 보기싫은 왜인들에게서 아직은 더 배울 것이 있겠다 싶어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황금연휴기간이니 일본행 배표를 구하는 것은 힘이 들었다. 인터넷을 뒤졌더니 배표도 대기석밖에 없었다. 결국 여행사에 부탁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안면이 거의 없는 다른 여행사 사장님께 매달렸다.

 

 

 여행사 사장님께서 이리저리 노력해주신 결과로 일본행 배표를 구했다. 부산에서 하카다로 가는 것인데 왕복 19만5천원짜리이다.

 

 

 그러니 부산으로 가야했다. 출발시각은 낮 12시 반이다.

 

 

 경주에서 부전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연휴시작이어서 그런지 기차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렇게 준비안하고 가는 여행도 있나 싶다. 거기다가 지금 환율이 14:1이니 비싼 물가를 각오해야할 처지다. 우리돈 14원이 일본돈 1엔인 셈이니 작년보다 40% 정도 더 돈이 드는 셈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10대 1이 아니었던가?

 

 

 큰일이다. 없는 돈을 달달 털어서 간신히 표만 구했는데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일을 저질러 놓고 본다. 

 

 

 늙어가는 몸이니 이젠 돈도 돈이지만 세월과의 싸움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나이가 더 들면 이젠 이런 배낭여행도 못하게 될 것이다.

 

 

 부전역에 내려서는 지하철을 타고 중앙동역에서 내렸다. 부두까지는 걸어가는 것이다.

 

 

 첫날은 어디에서 자야할지도 아직 결정해두지 않았다. 일본은 지금 황금연휴기간이서 난리도 아니라던데..... 고생을 진탕 할 것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번에도 P형님과 동행한다. P형님은 마음이 넓으니 내가 편안하다. 대신 중요한 결정은 내가 알아서 다 해야한다.

 

 

 저번 글에서도 밝힌 것 처럼 우리나라 수호와 국토방위는 로보트 태권V에게 맡기면 된다.

 

 

 이제 다 왔다. 출발 40분 전이다. 형님은 출입국장 입구의 벤치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시간에 쪼들려서 점심도 못먹고 수속을 밟아야 했다.

 

 

 2층 코비 창구에 가서 항만사용료를 내고 승선권을 받았다. 2층에서 그냥 출국수속을 밟으면 된다.

 

 

 일본 입국 절차는 저번과 같다. 한국에서 나누어 주는 일본세관 신고서는 내용은 한글로 되어 있지만 기록은 영어나 한자로 해달라고 요구한다. 돼지 인플루엔자인지 무엇인지 하는 유행병 때문에 일본 입국장에는 열감지기를 설치해 두었지만 크게 신경쓸 필요없이 지나가면 되었다. 입국절차를 밟고 나오니 오후 4시 5분이다. 그렇다면 하카타역까지 걸어가서 다음 행선지를 생각하면 된다.

 

 

 나는 하카다 역까지 걸어간다. 당연히 걸어간다. 일본 택시기사 한사람이 과자 부스러기를 가지고 참새를 불러모아서 놀고 있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