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 신작로(新作路)라는 이름으로 익숙해져 있을때부터 나는 산모퉁이를 돌아오는 자동차가 일으키는 흙먼지가 그렇게 신기했습니다.
(오늘 이 글속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지난 18일 토요일에
경주 보문관광단지내에서만 찍은 것들입니다)
너나없이 꽤재재한 몰골로 고무신 끌며 고개넘어 산골짜기 학교로 처음
가던날부터 나는 떠난다는 것에 대한 욕구가 솟아올랐던가 봅니다.
중학교때부터 하루 약 3시간 정도씩 기차를 타고 학교를 다녔으니 여행에 대한
감각을 그때부터 익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기차를 타고 멀리까지 무작정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차창밖으로 한가득 펼쳐지는 경치를 제법 즐겼습니다.
청량리로 가는 기차를 타고 서울쪽으로 올라가다가 부산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내려오는 식이었습니다.
기찻간을 누비고 다니던 강생회(나중에 홍익회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저씨로부터 사먹은 것은 거의 없었지만 아버지와 함께
어디를 간다는 것은 그저 좋기만 했습니다.
아직도 나는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이 너무 좋기만 합니다.
그런 추억때문인지 아이들을 데리고 수학여행을 갈때도
기차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으로 다니면서도 기차타기를 좋아하는 습관은 여전합니다.
요즘은 시내나들이를 할 때는 자전거를 사용합니다.
어설픈 똑딱이 카메라를 쓰고 있지만 사진을 찍을 때는
자전거가 너무 유용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만 멋지다고 여겨지면 자전거를 세워두고 사진기를 꺼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루나무가 있는 경치를 발견하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동성이 떨어지니 그저 같은 장소 같은 장면 사진만을
줄기차게 찍어댑니다.
하늘로 치솟은 미루나무가 왜그리 좋아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상하게도 미루나무를 보면 마음이 아려옵니다.
먼산 모퉁이를 돌아 굽이쳐 돌아나가던 신작로를 따라 심어진
나무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젠 그런 도로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길을 넓히면서
미루나무를 거의 베어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퇴근 후에 미루나무를 찾아서 어디로든지 나가봐야겠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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