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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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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떠나보내기

by 깜쌤 2008. 2. 23.

 

2월 22일 금요일에는 다시 아이들을 떼어서 떠나보냈습니다. 그동안 근무하면서 6학년 졸업생들만 23번을 내어보냈으니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니었습니다. 

 

이제 두번만 더 졸업생을 내어 보내면 제가 작정했던 인생 목표의 하나를 달성하는 것이 되니 6학년 담임선생은 그만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교과전담교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 현재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아마 영어를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글쎄요.....   제 영어 실력이 워낙 짧으니.....

 

 

 

 

 

 

배낭여행은 앞으로 10번만 더 가면 역시 인생에서의 목표 하나를 달성하는 셈이 됩니다. 배낭여행 25회 달성이 제 목표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떤 사람은 제 인생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오기도 하는데 직업상으로는 초일류 교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으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진정한 프로가 되는 것이죠.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는 것은 제 꿈이 아닙니다.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작은(?) 출세를 원했다면 이러고 있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신앙적으로는 빛과 소금의 구실을 다하면서 하나님 영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제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바르게 올곧게 사는 것이 꿈이죠.   

 

 

 

 

 

지금까지 많은 아이들을 가르쳐 보았습니다. 좋은 일도 많았고 가슴 아픈 사연도 많았습니다. 최근 들어서 원로교사들이 푸대접을 받으며 한꺼번에 우수수 물러서는 것을 볼때 이런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이해찬 전 총리가 계실 때 대량으로 교사를 내몰던 생각을 하면 한때는 교직에 대해서는 크나큰 회의를 가지기도 했었습니다. 그 양반을 볼때마다 인격이 동반되지 않은 직위는 무례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분도 그냥은 성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르침을 베풀어준 선생도 있었을 것이고 장래성을 보고 희망을 걸었던 교사도 틀림없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자꾸 입안이 떨떠름해져옴을 느낍니다. 문득 오자서가 떠오르는 것은 왜 그럴까요?

 

이 아이들의 졸업식은 그래도 아주 조용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보통 학교의 졸업식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졸업식이지만 가슴 한구석으로는 자꾸 씁쓰레함만이 남는 이유는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졸업식장에서도 아무렇게나 떠드는 졸업생 아이가 있는가 하면 이 꼬마처럼 가정교육을 아주 잘 받은 아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유치원 어린이일 것으로 짐작합니다만 긴 시간동안 얼마나 조용하게 잘 참고 견뎌내는지 너무 대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가 가르친 반 아이의 4촌 동생이라고 하더군요.

 

좋은 가정교육과 수준높은 학교교육은 멋진 사람을 길러내는 법이지만 성적만능주의에 길들여진 요즘 아이들의 거친 심성과 무례함을 보면 당장 사표라도 써내고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생각이 굴뚝처럼 치밀어 오릅니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 보는 것은 희망조차 없다면 우리 자신의 장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다시 또 한해를 살아야겠지요. 오늘은 23년전에 졸업시킨 제자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를 다녀올까 합니다. 지난 주일에 받은 청첩장의 온기를 느껴보며 말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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