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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0 형!

by 깜쌤 2008. 1. 22.

0 형(兄)!

 

그냥 쉽게 부르겠소. 여긴 열려진 공간이어서 누구나 볼 수 있으므로 우리끼리 부르는 호칭은 접어두고 그냥 0형으로 시작하려고 하오. 용서하기 바라오. 꼭 나이가 많아야 형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도 아니지 않소? 그렇다고 여기서 아우님이라고 부르기도 무엇하니 그냥 형이라고 부르겠소.    

 

 

 

 

 

 항암주사가 그리도 독한 줄을 형을 보고 알게 되었소. 그래도 꿋꿋이 참아내는 것을 보면 너무 대견스럽소. 벌써 이게 몇번째요? 보통 사람들 같으면 벌써 포기하고 치울 일을 형은 그래도 참고 또 참아가며 견뎌내셨소.

 

 

 

 

 

 선친도 암때문에 오는 무서운 고통을 받으면서도 잘 참아내셨소. 오늘이 바로 선친 생신날이었소. 나도 아까 말은 안했지만 가슴 속으로는 눈물을 흘렸던 날이기도 했소. 선친 간호를 하며 그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보았기에 형의 처지를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되었소. 

 

 

 

 

 

 곱던 얼굴이 축난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모르오. 다른 사람 같으면 머리카락이 다 빠졌을텐데 형은 그래도 거의 빠지지 않았기에 보통 무서운 정신력을 가진 것이 아니로구나 하고 생각했소.

 

 

 

 

 

 거기다가 형은 신앙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소? 그런 어려움을 참고 이기며 나아가는 형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었소. 이젠 서서히 전설이 되어가는 중이오.

 

 

 

 

 

 

 더욱 더 용기를 내시기 바라오. 반드시 회복되시리라 믿소. 꼭 그렇게 될 것이오. 함께 같이 활동할 그날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오리라 믿소.

 

  

 

 

 

 형의 맑은 마음과 선한 생각 때문에라도 더 쉽게 나을 것이오. 예정된 치료 숫자보다 더 빨리 낫게 되리라 믿소.

 

 

 

 

 

 치료를 위해 곧 다시 올라가신다는 것도 알고 있소. 함께 가지 못해 정말 미안하오.

 

 

 

 

 

 꼭 다시 함께 걷고 산길을 오르고 노래를 부릅시다. 꼭 그렇게 될 것이오. 용기를 가지고 잘 다녀오시오. 더욱 더 형을 위해 기도드리겠소. 주님 사랑안에서 진정으로 사랑하오.

 

 

 

 

 

강 건너편 지금은 노랗게 물든 갈대가 새봄이 오면 다시 파릇파릇하게 피어오르듯이 형의 건강도 그렇게 회복될 것이오. 건승을 비오.

 

이만 총총.......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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