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비인 & 비엔나 12

by 깜쌤 2006. 2. 8.

내가 받은 음식은 이것이다. 포크, 나이프도 일회용으로만 준다. 고맙게도 젓가락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젓가락이 든 종이 봉지에 씌여진 일본어다. 일어들이 이런데서도 판을 친다 이거지?

 

아이들 말로 하면 이렇다.

"아, 참 쫀심 상한다."

입이 걸걸한 아이들은 십원짜리를 섞어서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점잖은 체면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으므로 일단 영어로 옮겨 드린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 AA~~, Sea Bar, Jolla Di Ge JJon SSim Sang Ha Ne!"

 

그냥 웃고 넘어가자. 요즘 아이들은 그 정도 표현은 욕인줄도 모르고 말한다. 여학생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어른인 내가 민망할 정도이다. 그런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자.

 

혹시 댁의 자녀들 가운데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자녀가 있다면 아이들이 쓰는 말을 유심히 들어보시기 바란다. 놀라 자빠져도 몇번씩은 자빠지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할 것이다. 오늘도 처음부터 이야기가 허투루 나왔다.

 

 

식탁이 놓여있는 위는 이런 식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꽃바구니를 공중에 매달아 두었는데 꽃 종류는 베고니아가 아닌가 싶다. 수태를 넣은 철망 바구니에 꽃을 심는지  어떤지, 거름은 어떤 식으로 주는지 도저히 그 기법을 모르겠다.

 

내려서 살펴볼 수도 없고.....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이라도 좋으니 이 속타는 궁금증을 좀 풀어주시기 바란다.

 

 

맛있게 처분하고 나니까 참새들이 찾아와서 뒷정리를 해 준다. 욘석들은 인간을 겁내는 기색이 없다. 비교적 순수하다고 자부하는 내가 한국에서 그냥 바깥에 음식을 차려 놓아도 이렇게 가까이 접근하지는 않았다.

 

오스트리아 참새는 참새구이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예전 같으면 참새를 잡아서 껍질을 벗긴 뒤 내장을 들어내고는 안팎으로 쓰아악 고추장을 바른다. 그런 뒤 숯불에 구워두고는 소주 한잔을 차악 걸친 뒤 아작아작 씹으면(비위가 약한 분들에게는 비유가 너무 심했던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 맛은 기막혔었다.

 

그 비장의 맛을 오스트리아 인들은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 이 녀석들이 인간들 가까이에 겁도 없이 다가와서는 돈도 안내고 같이 먹으려고 덤벼들지 않겠는가 말이다.

 

 

참 귀여운 녀석들이다. 그래, 이렇게 살아도 된다. 너희들은 너희들대로 살고 우리 인간은 인간들대로 살아도 되는 것을 우리가 너희들보다 덩치가 크고 지능이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희들을 잡아 먹을 궁리만 했었구나.

 

너희들도 가족이 있고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이 있지 않겠니? 아뭏든 그저 그물 조심하고 독약 조심하고 살기 바란다. 세상이란 곳이 꼭 이런 곳만 있는게 아니란다. 알았지?

 

 

이른 저녁도 먹었으니 이젠 다시 미술관 행차를 해야했다.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그곳이라도 둘러봐야 한다. 안그러면 평생 못보게 된다. 우리들은 서둘러 광장을 나와서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으로 향했다.

 

거리는 가깝다. 거기가 거기여서 고만고만하게 올망졸망 모여 있다. 그러니 우리같이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편하다.

 

 

여기서도 시내 한복판에서 처럼 자전거는 이렇게 보관하는가 보다. 그렇지. 한국 가서 시청에 근무하시는 분들께 이 사진을 한번 보여드려야겠다.

 

 

자연사 박물관 맞은 편의 미술사 박물관에 온 우리들은 지체없이 표를 샀다. 거금 10유로를 주었다.  

 

 

 

자, 이제 들어간다. 여기도 안보고 돌아가면 야만인이 될 것 같아서 여기만은 돈내고 들어가보기로 했다. 이 건물은 1871년부터 20년간에 걸쳐서 지어졌단다. 건물 바깥은 르네상스 양식이라고 한단다. 아하, 이런 양식이 르네상스 양식이로구나.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그리스 양식과 고딕양식 뿐이다.

 

그러니 참고자료를 보다가 이런 것이 르네상스 양식이라면 르네상스 양식인줄로 안다. 뭐 내 수준이 그럴지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모든 것에 다 통달할 수는 없지 않는가? 이런 글을 써보니까 내 지식의 알팍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동안 뭐하고 살았던가 싶다. 이쯤에서 스스로 위로를 얻을 겸하여 노래나 한곡 뽑아야겠다. "불쌍한 수~~주운이~여~~~!" 파란색 부분을 조용필씨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노래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에서 "그리운 내 형제여"하는 부분에 대치시켜 부르면 딱 들어 맞아간다.

 

  

입장해서 2층 계단을 보면 이런 조각을 보게 된다. 카노바라는 분이 1757년에서 1822년 사이에 만든 걸작 "켄타우루스를 죽이는 테세우스"라는 작품이다. 미술에도 깜깜한 내가 봐도 대단하다. 또 괜히 아는 척 하느라고 테세우스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만 여기서는 참고 그냥 가야겠다.

 

테세우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토마스 불핀치가 쓴 "그리스 로마 신화(꿈과 희망社 刊)" 141쪽부터 153쪽까지 읽어 보시는게 좋지 싶다. 그래도 궁금하시다면 힌트만 드린다.

 

아래 테가 없는 사진들은 모두 그리스 크레타 섬의 미궁 유적지 사진들이다. 예전에 찍어 둔 사진들을 스캔해서 올렸으므로 조금 희미하게 나왔다. 양해하시기 바란다.

 

 

 

 

 

 

 

 

 

 

 

 

 

 

 

 

 

 

 

 

 

 

 

 

 

 

아리아드네의 실

 

크레타 섬의 미궁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러 간 테세우스

 

아리아드네와의 비극적인 사랑

 

테세우스와 페리토스의 우정

 

아마존에 쳐들어간 테세우스

 

철침대를 가진 프로크루스테스를 죽인 테세우스

 

 

여기까지가 그와 관련있는 유적지의 사진이다.

 

 

 

 

미술관 속은 촬영금지 구역이다. 그러므로 내부를 소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속에 전시된 7000여 작품들 가운데서 교과서 같은 곳에 흔히 소개되는 걸작들의 목록을 정리해 보자.

 

 

1. 페에테르 브뤼겔(1525-1569) : 바벨탑, 눈속의 사냥꾼, 농가의 혼례

 

2. 빛의 화가 렘브란트자화상

 

3. 루벤스의 걸작 모피, 성모 마리아의 승천, 비너스 경배

 

4. 디에고 벨라스케즈푸른 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지아

 

5. 카라밧지오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

 

이 정도만 봐도 본전 뽑는다. 그래도 궁금하신 분은 이 주소를  눌러보시기 바란다. 미술사박물관 홈페이지 주소이다.

 

 

http://www.khm.at/homeE/homeE.html

 

 

 

<사진출처: 위 주소 홈페이지>

 

하나를 찍어 온다면 이런 식이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직접 가보시는 게 나을 것이다. 바로 위의 그림은 누구 그림 같은가?  렘브란트 작품이다. 괜히 아는 척했다. 김정희 선생  앞에서 추사체를 논한 격이 되었다. 

 

 

밖으로 나오니 어둑어둑했다.  지하철을 타고 유스호스텔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했다. 살맛 나는 하루였기 때문이리라.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헝가리! 헝그리~~ 1  (0) 2006.02.09
비인 & 비엔나 13  (0) 2006.02.08
비인 & 비엔나 11  (0) 2006.02.08
비인 & 비엔나 10  (0) 2006.02.07
비인 & 비엔나 9  (0) 200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