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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25 인도네시아 섬들 여기저기

그날 우린 유격훈련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어 - 정글을 헤치며 화산 비탈을 걸어올랐거든 1

by 깜쌤 2025. 4. 29.

3월 4일 화요일 아침이야.

 

 

하늘엔 구름이 많았어. 어젯밤에는 별이 그렇게나 많았었는데...

 

 

옆 방갈로에 가서 일행들을 만나보았어. 벌써 모여 앉았네.

 

 

노트북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어. 여긴 워낙 산골짜기 오지여서 와이파이가 잘 안 터지니까 유튜브에 접속하기가 좀 그랬어. 접속한다고 해도 노트북이 소리를 안 내어주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야.

 

 

별 수 없이 방갈로 주위에 가득한 꽃구경을 하기로 했어. 

 

 

밭에는 수국도 피어있더라고.

 

 

계단식 밭에 심어진 나무마다 짐승이 한 마리씩 붙어살고 있었어. 뭐가 보이긴 보이지?

 

 

녀석들에게 다가가는 것보다 지금은 꽃구경이 먼저야.

 

 

이 꽃이 뭐지? 부용인가?

 

 

왜 이리 예쁜 거야?

 

 

공작새들이 줄줄이 달린 것 같지 않아?

 

 

주인 로페즈는 제법 너른 땅을 가지고 사는 것 같아.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교육비가 제법 들어가는 고급 사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더라고.

 

 

나무 한 그루마다 터 잡고 사는 녀석은 바로 이 동물이었어. 뭐 같아? 정답은 바로.....   돼지야. 돼지를 이런 식으로 키우고 있더라고.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돼지를 방목하기도 하잖아? 돼지를 묶어 키움으로서 그 부근 땅을 비옥하게 만드려고 하는 것 같아.

 

 

이건 파초인지 바나나인지 구별이 잘 안 되네. 아마 파초였을 거야.

 

 

아침 먹을 시간이 되어가는데 왜 연락이 없지?

 

 

개미들도 식사 준비하고 있을 텐데...

 

 

아침 7시 반이 넘어서길래 주인 남매가 사는 곳으로  슬슬 다가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일행들을 찾아갔어. 하구 선생은 스마트폰을 보고 계셨고...

 

 

밀알 선생은 화폐 익히기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그게 아니라면 잔돈 정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돼지들아! 우린 밥 먹으러 간다."

 

 

주인 남매 둘이서 이렇게 관리하려면 일을 엄청 많이 해야 할 것 같아.

 

 

본부 건물로 찾아갔어.

 

 

작은 식당이 있더라고.

 

 

포동포동한 인절미같이 귀여운 분위기를 풍기는 강아지가 우릴 반겨주었어.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주인 로페즈의 여동생이 음식을 차려주었어.

 

 

과일 한 접시와...

 

 

바나나 팬케이크 한 접시!

 

 

우리가 가리지 않고 잘 먹어대자 이런 과일도 한번 먹어보라며 권해 왔어.

 

 

아침 식사를 했으니 다시 본거지로 돌아와야지. 오늘은 클리무투 화산 정상에 있다는 세 개의 칼데라 호수를 보러 가는 거야. 그 호수들이 왜 유명한고 하니 칼데라 호수물 색깔이 서로서로 다르다는 거야. 그 물색깔 다른 칼데라 호수를 보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온 거지.

 

 

우린 호수까지 걸어가기로 했어. 보통은 오토바이를 대절해 가거나 택시를 불러서 간다는데 우린 걸어서 가보기로 한 거야. 건드리면 오그라들기도 하는 묘한 식물인 미모사가 길 가에 가득했어.

 

 

그때까지만 해도 우린 씩씩했어.

 

 

어제저녁에 걸어갔던 길이었기에 눈에 조금 익었던 거야.

 

 

그렇게 걸어갔지만....

 

 

난 속으로 은근히 불안했어.

 

 

우리가 정말 바른 선택을 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거든.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물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었기에 비상식량과 물은 충분히 준비했지만...

 

 

여기는 정글을 헤치며 가야 한다는 게 문제였어.

 

 

이런 길만 이어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터무니없이 호젓한 오솔길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걸어가기로 한 거였어.

 

 

이윽고...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서 얼핏 보기에는 학교같이 보이는 이 건물 부근에서 산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간 거야.

 

 

이런 식으로 길이 나있기에 안심했던 거지.

 

 

여유롭게 구경도 해가면서 말이야.

 

 

어찌 느낌이 조금씩 이상해지지?

 

 

이때까지만 해도 엄청난 개고생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거야. 다음 글에 계속할 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