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물이 처음부터 여기 있었던가 싶었어.
작은 개울가에 예전부터 있었던가?
나는 다시 정자 있는 곳으로 올라갔어.
이건 유홍초겠지?
마당에 들어가서는 집 뒤로 돌아가 보았어.
본채를 한 바퀴 돌아 그늘진 공간을 찾아갔어.
전화할 일이 있어서 그랬지 뭐.
아까 내가 잠시 둘러보았던 정자가 담장 바깥으로 보이지.
저 문으로 들어와서는 왼쪽에 보이는 건물 뒤로 돌아 나온 거야.
https://blog.daum.net/yessir/15867447
위 글은 8년 전에 여길 다녀간 기록물이야. 눌러봐도 돼.
오래전 일이지.
댓돌 위에는 코 고무신이 놓여 있었어.
방안을 들여다보았어. 단촐한 세간살이가 정겹기만 했어.
이건 남자용 고무신이지. 그렇다면 사랑방으로 썼다는 말이겠지.
목월 선생의 사진이 보이더라고.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나기에 이내 싫증을 느낀 나는 한번 쓰윽 둘러보고는 디딜방아가 있는 방앗간 겸 헛간으로 갔어.
디딜방아의 용도를 요즘 젊은이들이 어찌 알까? 나는 학창 시절에 엄마와 함께 찾아가서 많이도 빻아보았어.
특히 고추를 빻으러 많이 갔었어.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이 나이에도 엄마가 그립다니 이상하지? 나도 인간인데 뭘 그래.
이런 시를 외웠던 지나간 날이 너무 그리워졌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인생은 누굴 몹시도 그리워하며 사는 것 같아.
나에게는 다시 보고 싶은 사람들이 제법 있어.
당연히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지.
누구일 것 같아?
날 힘들게 만들었던 사람들....
괴롭게 만들었던 사람....
나는 천천히 돌아 나왔어.
옆 공간으로 가보았지.
행사장이겠지?
시 낭송을 하고 강의도 할 수 있는 곳일 거야.
앉아 쉬기로 했어.
어제 내렸던 커피를 마셨어.
모처럼 찾아왔는데 왜 실망감이 앞서지?
내 마음이 삐딱해져서 그럴까?
원래 있던 생가 터를 사서 복원했더라면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 거야.
목월 선생이 놀았을 것 같은 개울에는 다슬기가 많았어. 어디라고 구체적으로 밝히긴 싫어.
초등학교 부근 중국집에서 점심으로 간짜장면을 먹었어.
그리고 다시 시내로 가는 길을 따라 달린 거야. 가을이 마구 익어가던 작년 시월 초순경의 일이었어. 저 멀리 누에처럼 옆으로 나지막하게 길게 누워 있는 산이 경주 남산이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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