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게 석 달 전 일이었어.
자전거를 타고 출발했어.
경주를 대표하는 문인이라면 아무래도 김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이라고 할 수 있지.
흔히들 동리목월이라고 말을 하지.
경주 구경을 오시는 분들은 불국사 정도야 거의 다 가보잖아?
불국사 정문 맞은 편 작은 골짜기 건너에 동리목월 기념관이 있어.
나는 아직도 그런 건물이 왜 거기 자리 잡고 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여기 사람들은 매사가 그런 식이더라고.
동리 선생 생가는 시내에 있고....
목월 선생 생가는 시외곽지인 모량에 있어.
나는 지금 모량을 향해 달리는 중이야.
여기가 어디냐고?
톨게이트에서 보면 보이는 곳이야. 거기에서 그리 멀지 않아.
경주 신라 한옥 호텔이야.
호텔 앞을 지나고 있는 거야.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더니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
이제 멀리 모량리가 보이는 것 같아.
모량쪽에서 흘러오는 모량천 가를 따라가는 거지.
제방 도로가 끊어져 있었어. 나는 이제 이런 길을 봐도 실망하지 않아. 지난 수십 년을 살아오며 보아왔기에 면역력이 길러졌다고 봐야겠지.
이제 저 철길은 폐선이 되고 말았어. 예전의 중앙선 철길을 말하는 거야.
나는 철길 밑을 지나갈 거야.
효현이라는 동네를 만났어.
부근에 전원주택 단지가 있어. 멀리 산밑으로 고속도로가 지나가지.
전원주택에서 한번 정도는 살아보고 싶었는데 이루지 못할 꿈으로 끝날 것 같아.
코스모스가 가득 피었어. 그러니까 작년 10월 7일경에 찍어둔 사진들인 거야.
이 부근에서도 다시 둑길이 끊어져 있었어. 이런 길은 자전거도로 용으로 끝내주는 것이지만 당국에서는 그런 걸 모르는가 봐. 알고도 외면하는지도 모르지.
나는 다른 길을 찾아야했어.
목적지로 가는 길이야 자세히 알고 있었어. 그동안 혹시 내가 모르는 멋진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가 하는 기대를 가지고 가본 거야.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어.
이젠 기대를 하지 않아야하는데 자꾸 헛된 기대를 가지다가 실망을 한다니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던데....
4차선 도로를 건너야지.
경주대학교 부근이야. 경주대도 요즘 엄청 어려운가 봐. 나는 오래전부터 지방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줄기차게 해 왔어. 학령 아동이 줄어드는데 무슨 수로 버티는 거지?
학교에 오래 있으면서 아이들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왔던 것뿐이야.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의 반응이 어땠을 것 같아? 어떤 이는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그러더라고.
공사 중인 다리가 보이지?
신경주역에서 이어져 나오는 길이지.
올해 초에 다시 가본 바에 의하면 이제 다리는 거의 연결되어 있더라고.
부근에 사료 공장이 있는 거야.
꽃이 가득한 전원주택을 만났어.
너무 예쁘잖아?
자동차 전용도로 밑을 지나가는 중이지.
신경주역에서 포항으로 연결되는 철길과 중앙선 복선화로 인해 영천으로 이어지는 철길이 잠시 나란히 가는 거야. 모량리 부근이라고 보면 돼. 다음 글에 계속할 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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