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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섬진강 자전거 기행 - 남원 1 : 광한루원

by 깜쌤 2021. 7. 5.

 

광한루원에 들어가야지. 

 

 

 

 

얼마 만에 남원에 와보는 건지 모르겠어.

 

 

 

 

언제 여길 왔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질 않는 거야.

 

 

 

 

작은 누님이 전주에 살고 있기에 한 번씩은 전라도 출입을 해왔지만 남원에 찾아간 것은 별로 기억에 없어. 저건 아마 달이겠지?

 

 

 

 

일단 성춘향 씨부터 만나야겠지.

 

 

 

 

현대인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서구적인 미인이 아니더라고. 

 

 

 

 

양반과 상민이 철저하게 구별되고 여성들의 인권이 무시당하던 시절에 춘향전 같은 소설이 나왔다는 건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해. 

 

 

 

 

나는 아직도 이몽룡이 암행어사 출도 직전에 지었던 한시 정도는 외워두고 있어. 

 

 

 

 

금준미주 천인혈(金樽美酒千人血)로 시작하는 시 말이야. 

 

 

 

 

오늘날에도 그런 식으로 서민의 고혈을 빨아대는 관리가 있을 수는 있겠지. 말로는 입안의 혀처럼 서민을 위하는 척하며 자기 딸을 무리하게 의사로 만들어가던 강남 귀족 출신 누구누구가 생각나네. 

 

 

 

 

그네! 이런 그네를 보면 마음이 아려와. 그네를 타다가 떨어져서 허리를 다친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만든 울타리 속에 서 평생을 살다가 결국엔 죽음을 택한 친구의 누님이 생각나.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었지. 

 

 

 

 

슬슬 돌아다니다가 월매집을 발견했어. 

 

 

 

 

안들어가 볼 수 없잖아.

 

 

 

 

월매집을 보니 내가 청년기였을 때 이웃 동네 사람들에게 철저히 무시당하며 살던 천민(?)의 후손이 생각났어. 제일 왼쪽 방안에 있는 여자가 춘향인가?

 

 

 

 

"계산해주셔유. 여기 월매유?"

 

이몽룡이 그런 시답잖은 소리를 했을 리는 없었을 테고....

 

 

 

 

방자와 향단이는 부엌에서 농담을 나누었을까?

 

 

 

 

인형을 좀 더 세련되게 만들어두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어. 

 

 

 

 

월매네 집은 어지간한 양반집 보다가 규모가 컸어. 

 

 

 

 

춘향은 기생의 딸이지? 조선 시대 기생은 천민신분이었으니 이런 집을 가지는 것은 꿈도 못 꾸었을 거야. 

 

 

 

 

저번 자전거 여행에서 보았던 강진김영랑 선생 생가가 떠오르더라고.

 

 

 

 

영랑선생은 부유한 집안 출신 이었던 게 확실해. 

 

 

 

 

소설 춘향전을 쓴 분은 누구일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원 출신의 의병장 조경남 장군이라는 설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두었으면 해. 

 

 

 

 

모델이 되었던 분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남원에서 벼슬을 했던 성이성이라는 분이라는 주장이 있어. 

 

 

 

 

여러 가지 문헌을 근거로 내린 결론이라니 무조건 배척은 못하지 싶어. 

 

 

 

 

나는 오작교로 들어섰어. 

 

 

 

 

칠월 칠석날의 애잔한 전설이야 이제 뇌리에서 사라져 가지만 오작교라는 이름은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어. 

 

 

 

 

광한루도 나타나더라고. 

 

 

 

 

이런 여행기에서 춘향전에 관한 어설픈 이야기를 한들 뭐하겠어?

 

 

 

 

나 자신도 잘 모르는 걸....

 

 

 

 

나는 광한루로 다가가 보았어. 

 

 

 

 

까마귀 오, 까치 작! 오작교. 난 어렸을 때에 그런 전설이 진짜인 줄 알았어. 

 

 

 

 

뒷문을 통해서 남원 예촌 마을을 보고 깜짝 놀랐어. 저긴 저녁에 꼭 가봐야 할 것 같아. 

 

 

 

 

지금은 광한루가 있는 광한루원 탐방이 먼저야. 호남제일루라고 이름 붙여도 될만큼 큰 규모였어. 

 

 

 

 

선정비들이 늘어서 있네. 우리나라 곳곳에 서있는 선정비 가운데 상당수는 자화자찬이거나 억지춘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유심히 살펴볼 마음이 들지 않더라고. 

 

 

 

 

겸양과 겸손, 양보와 절제라는 미덕이 사라져 버린 요즘 시대에 와서는 선정비라는 걸 보기만 해도 부끄러워지는 거야. 

 

 

 

 

물론 진정으로 선정을 베푼 벼슬아치도 제법 있었을 거야. 

 

 

 

 

청백리에다가 선정을 베풀었다면 진정으로 존경받아야겠지. 

 

 

 

 

시대가 바뀐 요즘 공무원으로 가난하다면 무능의 표본이 되어 멸시당하지 않겠어?

 

 

 

 

오작교 위를 건너는 청춘남녀들이 왜 그렇게 보기 좋은지 모르겠어. 

 

 

 

 

거북이 한 마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네. 

 

 

 

 

잉어도 있더라고. 

 

 

 

 

관리인도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하는 것 같았어. 보기가 너무 좋았지. 

 

 

 

 

아이 딸린 가족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져. 

 

 

 

 

한 바퀴 돌았더니 다시 원래 자리로 와버린 거야. 

 

 

 

 

춘향전 소설 한 편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하다는 걸 다시금 느껴보았어. 

 

 

 

 

나는 광한루원을 나와서 숙소로 돌아가는 거야. 

 

 

 

 

남원 요천 건너, '호텔 춘향'에 방을 잡아두었어. 호텔 춘향! 이름도 멋지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