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주제넘게도 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이야.
비록 가진 식견과 안목은 형편없이 비루하고 천하지만 나는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있는 사람이지.
그릇이 안 되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건축과 환경, 자연과 예술 전반에 관심이 있어.
영화 한편을 보면서도 스토리의 구성과 함께 화면의 아름다움도 세밀하게 살피는 편이야.
그러니 아름다운 구조물 앞에서는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거지 뭐. 영어의 O자 안을 봐.
이건 당연히 연오랑과 세오녀를 떠올리게 했어. 연오랑 속에 비치는 남자의 방향이 반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러면 더 아름답지 않을까 하고 여겼어.
나는 이 장면을 보고 베트남의 나짱(=나트랑) 해변을 떠올렸어.
blog.naver.com/sirun/221698350421
왜 이리 가슴이 시리지?
내 이야기만 해서 미안한데 아마도 나는 타고난 로맨티스트일 거야.
돈까지 함께 가지고 있었더라면 큰일 낼 인간이었지.
가난한 주제에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살면 꼴불견이 되는 거야. 오해는 하지 마. 나 자신을 두고 하는 소리니까.
중국 항주 서호 가에서 춤 추던 무리들 가운데 후줄근한 차림새의 사나이가 떠올랐어.
바로 이 사나이야. 하얀 숄을 걸친 사내가 보이지? 아래 글 속에도 등장해.
blog.naver.com/sirun/222079874355
내가 그런 인물인지도 몰라.
가진 것도 없는 어설픈 주제에 고상한 걸 찾는 나는 지독한 모질이야.
모질이 : 바보를 나타내는 전라도 방언
내가 가야할 길을 확인하기 위해 지도 앞에 멈추어 섰어.
나는 영일대 해수욕장을 지나 포항 구항을 향해 가는 중이지. 지도 속에 등장하는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는 다음에 가볼 생각이야.
나는 오늘 경주까지는 반드시 가야 해. 길은 거의 알고 있으니 염려는 안 해. 문제는 시간이지.
해수욕장 관리동 같았어.
나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해변을 살펴보았어.
멀리 보이는 산들이 바다를 둘러싸고 있지? 그렇게 만들어진 이 바다가 영일만이야. 다음 기회에는 저 바닷가로 한번 달려볼 생각을 가지고 있어.
어쩌면 이번 주 중에 그 일을 감행할 수도 있어.
저 끝에 가면 호미곶이 나오고 '상생의 손'이 등장해.
내가 지나온 길이야 잠시 뒤를 돌아다 본 거지.
이제 포항 구항 쪽으로 다가가는 거야.
깔끔하게 손을 봐서 참으로 정결해졌어.
삼십 년 전만 해도 한없이 후줄근했었는데 말이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그동안 그 당시의 이미지만 간직하고 살아왔던 거였어.
참으로 어리석었지.
새대가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자신이 너무 어리석게 여겨졌어.
배도 별별 종류가 다 있더라고.
이런 배들의 용도는 뭐 같아 보여?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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