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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오랜만이오

by 깜쌤 2020. 12. 24.

내일은 성탄절이오. 크리스마스라고 하지만 사람들을 지옥행 열차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은 어디로 가버리셨는지 보이질 않고 산타할아버지만 루돌프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설쳐대는 밤이 되어버렸소. 그것뿐이라면 말도 하지 않겠소. 지옥이니 구원이니 이런 말을 하면 이젠 씨알조차도 먹히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되고 말았소. 

 

 

 

 

오늘 새벽에도 나는 예배당을 다녀왔소. 6백 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지만 법령을 지켜 준수하느라고 특별 허락된 열댓명만 들어갈 수 있었소. 어설프긴 하지만 새벽마다, 내가 섬기는 교회를 위해, 예전에 알게 되었던 목사님들과 선교사님들, 마음과 육신이 아픈 교우분들을 위해, 그리고 나라와 사회와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드리고 있소.

 

자주자주 친구들을 위해 기도드리고 있소. 특히 내가 마음 아프게 해 드렸던 분들을 위해 잊어버리지 않고 기도드리기를 반복하고 있소.

 

 

 

 

나는 거의 매일 새벽 4시 20분이면 눈을 뜬다오. 4시 35분경에 집을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6시 30분 경이되오. 그런 뒤 서재에 올라와서 영어 성경을 펼쳐놓고 공책에 베껴 쓴다오. 캐나다 사람 스티븐 체임버 목사님께서 34년 전에 보내주신 성경을 읽고 쓰는 중이오. 영어 성경, 우리말 성경, 헬라어 성경, 라틴어 성경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밖에 없소. 

 

 

 

 

서재라고 하지만 겨울철에는 실내온도가 4도 정도까지 떨어진다오. 발이 시릴 때는 커피 포트에 물을 끓여 포도주병이나 커피 병 속에 넣어 채운 뒤 발밑에 두고 밟아가며 추위를 이겨내고 있소. 손 시린 것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소. 커피 잔에다가 뜨거운 물을 붓고 두 손으로 감싸서 온기를 느끼는 방법을 쓰고 있소. 

 

 

 

 

한때는 전기난로를 켜보기도 하고 가스난로를 켜보기도 했지만 지금 사용하고 있는 그 방법이 제일 실용적이었소.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 같은 경비도 절약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소. 추위에 특별히 약한 나 자신이기에 속을 덮이기 위해 뜨거운 물을 홀짝 거린다오. 빈속에 커피를 마실 수 없으니 끓인 물에다가 수돗물을 섞어 따뜻하게 만든 뒤 조금씩 마시기도 하오. 

 

 

 

 

겨울철에도 7시 반 정도가 되면 어김없이 아침 식사를 하오. 여름이면 7시 전후로 아침을 먹는 편이오. 식사를 하고 다시 서재에 올라와서는 컴퓨터 앞에 붙어 앉는다오. 햇살이 창을 통해 들어오기 전까지는 추워도 위에서 말한 방법대로 추위를 이겨내 가며 자판을 두드린다오. 글솜씨가 형편없으니 내 블로그의 글을 찬찬히 읽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자라고 너무 어리석기만 한 내 삶의 기록을 위해 끄적거린다는 것은 그대도 알 것이라 믿소. 

 

 

 

 

여긴 눈이 잘 오지 않소. 어쩌다 동네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가서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눈 오는 겨울날 성탄절 새벽에 노래를 부르러 다녔던 날들이 이미 오십 년 전의 일이 되어버렸소. 이제 희디 흰 눈이 천지에 소복하게 내린 밤, 함께 타오르는 장작불을 보며 같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오. 예전에도 그런 일은 없었으니 꿈속이나 상상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이란 걸 어찌 모르겠소? 

 

그리고 한마디 더, 차가운 겨울 날씨 속의 성탄절이지만 따뜻하게 잘 보내기 바라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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