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연 아파트라는 상자 속에 들어가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길을 떠났어.
기간제 교사를 끝낸 ㄱ부장님과 함께 길을 나섰던 거지.
이제 그 분도 이번 달로서 정년 날짜를 넘긴 거야.
그래서 바람도 쐴 겸 출발했던 거였어.
목표는 군위군 화본과 우보였어.
여긴 자주 오게 되네.
기차역이 거기서 거기라고 여기면 안 되지.
오늘의 진정한 목표는 여기야.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배경이 되는 집이지.
나는 그 집이 점점 좋아졌어.
딴 뜻은 없어. 딱 내 스타일이거든.
한적하고 조용해서 나에게 딱 맞는 곳이지.
내가 청소년기를 보낸 곳 부근이기도 하고 말이야.
마당에 우물이 있다는 게 더 마음에 들어.
회를 바른 바른 하얀 벽을 가졌기에 더더욱 좋아하는 거야.
이런 데서 살고 싶었어.
나는 서까래가 드러난 이런 공간이 있는 집이 좋아.
www.youtube.com/watch?v=AXM4_nFE8jQ
재생해보면 처음 장면에 이 집이 등장하지. 중간중간에도 자주 등장해.
사실 ㄱ부장님도 시골 생활을 꿈꾸는 것 같았어.
같이 이웃하여 살 곳을 보러 간 거지.
둘 다 꿈만 야무진 거지.
저 멀리 보이는 동네에 집이 한채 났어.
가격이 안 맞아서 망설이고 있어.
디딜방아! 청소년기에 어머니 따라가서 많이도 디뎌보았지.
이 나이에도 엄마가 그리워지네.
엄마!하고 부르면 곧 나오실 것 같았는데......
저 멀리 내가 자주 오르락내리락했던 산이 보이네.
어머니께서 질골로 발음하셨던 마을 입구 정자에 가서 점심을 먹었어.
그 마을에도 집이 났지만 가격이 안 맞는 거야. 아니, 내가 가진 돈보다 너무 가격이 높은 건데, 그건 결국 거지 신세나 다름없는 내 무능함의 소치이기에 남 탓할 게 없겠지.
그렇게 하루 나들이를 끝냈어. 꿈을 이루는데도 돈이 든다는 사실이 조금 서글펐어. 꿈꾸기를 그만두어야 할까?
www.youtube.com/watch?v=pPxzZHdozw0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에 관한 글들은 (당분간) 비공개로 갈무리해두었습니다 (0) | 2020.11.06 |
---|---|
재충전 7 - 음악회 (0) | 2020.10.24 |
향기 5 (0) | 2020.10.17 |
재충전 2 (0) | 2020.09.25 |
재충전 1 (0) | 2020.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