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위천 라이딩 1

by 깜쌤 2018. 7. 24.


7월 7일, 기차를 타고 의성군 탑리까지 갔다.



탑리는 컬링으로 유명한 의성 바로 인근 시골지방이다.


 

중앙선 복선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내와 함께 갔다. 처가식구들 모임때문이다.



돌아가신 어머니 말씀으로는 내가 여기에서 태어났단다.



바로 이집이란다.



큰누님은 탑리에 대한 기억들을 조금 가지고 계셨지만 나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처제와 아내는 손아래 동서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나는 목적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럴 요량으로 처음부터 자전거를 가지고 왔던 것이다.  



이쪽은 옛날부터 마늘 농사로 유명하다. 그렇기에 집집마다 마늘 건조대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옛도로를 따라 달렸다.



도로가에서 산딸기를 발견했다.



누가 손댄 흔적이 없었다. 어제까지 비가 많이 왔으니 자연 세척을 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세우고 딸기를 따먹었다. 당도는 떨어져도 옛맛을 느낄 수 있으니 좋다.



상당부분은 남겨두었다. 지나가는 다른 이가 맛을 보면 좋겠다.


 

청로 고개를 넘었다.



여기서부터는 익숙한 길이다.



아내의 추억이 담긴 마을을 지났다.



이상하게도 아내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할 줄 모른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생각은 많아도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보면소재지를 지났다.



추억이 얽힌 곳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정은 가지 않는 묘한 곳이다.



살긴 오래 살았어도 친구가 없기 때문이리라.



부모님도 다 돌아가셨으니 이제는 굳이 찾아갈 일도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논에 흙을 넣고 있었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비행장이 들어서면 땅값이 오를 것이라고 하지만 글쎄다.



대구 비행장을 옮긴다면 이 부근이 유력한 후보지라고도 했다.



비행장이 온다고해서 좋을 일이 있으랴?



나는 자전거도로로 내려섰다. 아내와 처제가 탄 차가 지나갔다.



이 길은 초등학교시절 할머니댁에 찾아가던 길이다. 우보 기차역에 내려서 비포장 도로 삼십리길을 걸어가기도 했다.


 

작은 누님, 동생들과 걸었던 길이기도 하고 할머니와 딱 한번 같이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그게 초등학교 5학년 여름방학때의 일이었는데 그해 가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할머니는 꼭 한번 만나뵙고 싶다. 문제는 이승에서 만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삼촌, 이모, 고모, 사촌이 없었으니 우리 집에는 친척이 거의 없었다. 오직 할머니 한분만 뵐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조차도 만나뵌 기억이 없다.



그런 길을 지금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다.



햇수로는 거의 오십여년 만의 일이리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