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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인재들은 많다

by 깜쌤 2010. 7. 1.

 

 세상살이를 하면서 느낀 것 가운데 하나가 내 재주와 능력이 완전 메주 수준이어서 별로 가치있는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세상은 엄청나게 넓으며 인재는 무궁무진하게 많고 인생은 충분히 길어서 할일도 엄청 많다는 것이었다.

 

나야 뭐 무지렁이 시골 선생에 지나지 않는 존재이므로 별 재주없이 살아도 큰 문제점은 없지만 재주 많은 분들이 기회를 잡지 못해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분노 비슷한 것이 치밀어 오를 때가 많았다.  

 

 

 

 그는 영국인이었다. 이름은 Jake. 성은 여기에서 소개하지 않겠다. 나는 그를 회의장에서 만났다. 우리나라에 영어를 가르치러 온 원어민 교사라고 보면 된다. 잠시동안 이야기를 나누어본 것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 그의 재주와 능력에 반하고 말았다.

 

 그는 회의장 벽면에 붙은 서화작품에 관심을 보였다. 일본인이 쓴 작품이었다. 붓으로 먹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고 그림 위쪽에는 단가(短歌)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시가 한수 들어있었다. 물론 일본글자인 카나도 중간에 몇자 들어있다.

 

 놀랍게도 그는 한자를 이해하고 있었다. 한글은 기본이었고 일본의 카나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영국인이 한자를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꼬불꼬불한 상형문자로 쓰여진 암호를 해독하는 수준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도 그는 상당히 많은 한자를 알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해할줄 알았다.

 

 한자 하나를 안다고 해서 감탄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지식수준이 보통 넘었던 것이다. 나도 무식해서 잘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인간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일 경우 한 5분 정도만 서로 대화를 해보고나면 상대의 지식수준이나 인품 정도를 대충 짐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예전에 중등교사 자격을 가진 분들을 영어전담교사로 특채하는 것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을 때 나는 당연히 반대하는 쪽의 편을 들어주었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나서 나는 그게 이기주의와 내밥그릇 지키기에서 나온 편협한 생각임을 깨달았다.

 

 물론 초등교육은 특수한 분야여서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마구잡이로 채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교과목에 따라서는 채용의 범위와 기회를 넓혀주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이 글속에서 그런 정책과 판단을 가지고 옳으니그르니 가며 따지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다만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충분히 발휘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뿐이다. 

 

 

 중국 사천성(四川省) 성도(省都)인 성도(成都) 배낭여행자 숙소에서 중국으로 유학온 미국인 대학생과 같은 방에서 하루밤을 보낸 적이 있다. 그는 한자를 완벽하게 쓸 줄 알았고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았으며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홍길동과 춘향이 같은 인물의 성격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그는 중국통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학위를 딴 뒤에 귀국해서 미국무부에서 일하면서 중국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는 제이크 같은 사람이 한국이나 일본 전문가의 길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외교관으로 나서든 학자로 나서든 그것은 본인의 판단이겠지만 말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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