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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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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다가 낮달맞이꽃 무리를 만났습니다 밭주인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참으로 깔끔하게 정리를 해두었길래멈추어 서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런 한옥집을 갖고 싶었지만 이 정도는 나에게 너무 과분하다 싶기에큰 욕심을 내지 않았습니다. 골목길 끝에는 누가 살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언덕바지 골목을 조금 따라 올라가 보았습니다. 나는 다시 돌아내려왔습니다. 담장 밑에 가지런하게 자라 오른 낮달맞이 꽃을 보자 작년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70915 총각 시절의 하숙집을 가보았습니다그곳이 그리워졌어. 지나던 길에 찾아가 본 거야. 골목에는 낮달맞이꽃들이 가득 피었어. 골목을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여주고 있었어. 나는 그 집에서 이 년간을 머물렀어. 좋은 시절yessir.tistor.. 2025. 5. 19.
별서(別墅)에서 219 - 이렇게 심어두고 기르는 중이야 벌써 5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네. 한옥 호텔 부근의 밭에서는 대파들이 잘 자라나고 있었어. 나는 아직도 풋내기 농사꾼이어서 농작물의 품질보다는 밭 주위의 아름다움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올해는 토마토 중에서도 방울토마토만 심었어. 고추도 열 포기 정도만 여기저기 심어둔 거야. 얼갈이배추도 조금 심어두었고 쑥갓도 뿌려두었어. 대파는 모종 한 판 전체를 사 와서 여기저기 나누어 심어둔 거야. 상추와 열무를 조금 솎아보았어. 집에서 먹기도 하고남들에게도 나누어 드리고 있어. 한낮에는 거실에 들어와 음악을 들어. 다음날 출근하다 보니 새 주검이 길바닥에 보이는 거야. 너무 애처로워서 풀숲에 주검을 옮겨주었어. 낮달맞이 꽃이 쇠뜨기에 가려 자라지 못하길래 정리를 하기로 했어. 쇠뜨기들은.. 2025. 5. 17.
그 지독한 소리 때문에 결국 호텔을 옮겨가기로 했어 우린 다시 돌아온 거야. 이 비치 너머로도 아름다운 비치가 이어진다지만 더 이상은 안 가보기로 했어. 웬 MBC? 이런 선베드에 누워 모히또 정도는 한 잔 마셔주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찌 그런 호강까지 기대하겠어? 시원한 콜라 한 잔만 마셔도 되는데 말이지. 나는 호텔을 옮기기로 마음먹었어. 지겨운 꾸란 암송 소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잠이라도 좀 편안하게 자야 하지 않겠어? 꾸따 비치 호텔에 가기 전에 미리 봐둔 호텔이 해변에 나타났기에 들어가서 알아보았더니 방이 있다는 거야. 그래서 예약을 해두었어. 내일 오기로 하고 말이지. 스태프들은 한류에 밝았어. 나도 모르는 가수들 이름까지 알고 있더라니까. 그런 뒤 해변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간 거야. 오늘 하룻밤만 더 자면서 소음 상황을 지켜.. 2025. 5. 16.
꾸따 비치를 걸어보았는데 거긴 정말 멋지더라니까 3월 8일 토요일 아침이 되었어. 밤새 호텔 인근에서 코란(꾸란) 암송하는 소리가 들렸어. 육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스피커를 틀어놓고 왕왕대고 악악 거리는 데는 정말 미칠 지경이 된 거야. 얘들은 남 생각은 조금도 안 하고 사는 모양이야. 자기 좋으면 다 좋은 것으로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 같아. 빨래를 해서 널어두었어. 빨랫대가 훌륭해 보이길래 빨래를 한 거지.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호텔을 한번 더 둘러보았어. 리셉션 카운터 앞의 공간인데 단순히 쉬고 커피 정도를 마실 수 있게 되어 있었어. 뜨거운 물을 부탁하면 끓여주기도 하므로 컵 라면 정도는 먹을 수 있어. 우리가 묵고 있는 건물 옥상에 올라가 보았어. 옥상에 멋진 공간이 있긴 하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 옥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2025. 5. 15.
롬복이 자랑하는 꾸따 비치로 가서 호텔을 구한 것까진 좋았는데... 롬복의 관문인 렘바르 항구는 아름다웠어. 다른 곳에서 온 페리도 접안을 하고 있었어. 어느 정도 항구를 구경하고 난 뒤에... 배낭을 메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어. 문이 열리고 있었어. 눈을 옆으로 돌려 방금 들어온 다른 페리도 구경했어. 우리가 타고 온 페리 보트야. 여긴 승선장이지. 삐끼들이 접근해 와서 꾸따 비치 가는 셔틀이 있다는 거야. 뭔가 수상했어. 셔틀이 있다고? 일단은 항구 밖으로 나가야지. 나가보니 내가 상상했던 셔틀은 보이지 않았어.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모두들 알아서 택시를 타거나 오토바이를 타거나 해서 하나씩 사라져 갔어. 독일에서 온 백인 여성 둘이 꾸따 비치로 가는데 같이 합승해서 타고 가기로 했어. 1인당 10만 루피아로 교섭을 완료한 거야. 내가 조.. 2025. 5. 14.
한창 떠오르는 휴양지인 롬복 섬으로 건너가야지 3월 7일 금요일 아침이 되었어. 오늘은 롬복 섬으로 이동하는 날이지. 나는 침대를 정리해 두었어. 발리 스타일의 방에 머물고 있던 분을 만났어. 그녀는 미국 동부의 메인 주에서 왔다고 했어. 내가 메인 주 위치를 아는 척하자 그녀는 깜짝 놀라더라고. 7시 반경에 1층 레스토랑으로 아침 식사를 하려 내려갔어. 레스토랑을 둘러싼 바닥 수조에는 잉어를 키우고 있어. 이런 식이지. 이젠 이해가 돼? 잉어를 키우는 공간 끝 부분을 봐. 이런 식으로 처리를 해서 아주 부드럽게 끊임없이 물이 흘러나오도록 연출을 해 둔 거야. 커피와 함께...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더라고. 이 정도면 멋진 거지. 가구는 모두 라탄이었어. 나는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다 먹었어. 방에 돌아와서 잠시동안의 휴식.. 2025. 5. 13.
친구가 한달 여정으로 에스파니아 배낭여행을 다녀왔다길래... 친구의 무사 귀국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대구로 간 거야. 그게 4월의 마지막 날이었어. 온 산천에 신록이 묻어오는 봄날이었지. 동대구 기차역 부근에는 이팝나무들이 꽃을 활짝 피워놓았어. 동대구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들어갈 거야. 동대구 역 광장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현대적이었어. 최근 몇 년 사이에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어버린 거야. 22세기 신도시에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니까. 그뿐만이 아니야. 이제 동대구 기차역은 이동의 중심지가 되었어. 고속철도, 일반철도, 지하철,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이 거의 다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로 변한 거지. 대구에서 대학도시 경산이나 산업도시 구미로 가는 것도 도시 철도로 쉽게 갈 수 있게 되었어. 몇 년 사이에 그렇게 변했다는 것이 믿.. 2025. 5. 12.
주책바가지 43 - Sunrise Sunset : '지붕 위의 바이올린 (1971)' 그동안 '해가 뜨고 지는' 가운데 이 나이 되도록 살다 보니 이만큼 와버렸어. 세월은 바람처럼 날아가 아이들도 다 떠나보내고 이젠 아내와 둘만 남았어. https://www.youtube.com/watch?v=U61M369GAFY 이젠 이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 가사도 등장할 거야. 딸을 먼저 출가시켰어. 그게 벌써 14년 전 일이 되었어. 며칠 전에는 존경하는 장로님이 막내딸을 결혼시키는 식장에 다녀왔어. https://www.youtube.com/watch?v=xF7D3dRkM_8 이 피아노 연주도 한 번 들어봐. 한 번씩은 이런 분위기에 젖어들거든. 아들도 가정을 꾸며서 내보냈어. 그것도 팔 년 전 일이 되었네. 그 이후로도 꾸준히'해는 뜨고 졌는데...' 인생이라는 게 도대체 뭐지?.. 2025. 5. 10.
롬복 섬으로 가기 위해 빠당바이 항구로 갔어 발리 공항을 나왔으니 이젠 롬복 섬으로 가기 위해 이동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빠당바이 항구로 옮겨가야만 했어. 빠당바이가 어디냐고? 위 지도에서 6번으로 표시된 곳이 빠당바이야. 위 지도의 노란색 선은 2010년 여행 시 이동 경로를 나타내는 거야. 가운데 섬이 발리섬이라고 보면 돼. 7번이 롬복의 렘바르 항구인데 거길 가려는 거야. 렘바르 항구 남쪽에는 꾸따라는 멋진 해변이 있어 거길 들렀다가 나중에는 8번으로 표시된 승기기 해안, 9번으로 표시된 길리 메노 섬으로 이동하려는 거지. 이 지도에는 공항과 빠당바이의 위치가 함께 표시되어 있어서 이해하기가 쉬울 거야. 오늘 우리는 공항에서 출발하여 빠당바이 항구까지 가야 하는 거지.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어. 그러니 택시 교섭에 나서야 하는.. 2025. 5. 9.
플로레스 섬의 라부안바조를 거쳐서 다시 발리로 날아갔어 3월 6일 목요일 아침이야. 벌써 여행 9일째가 되었어. 식사 후 이동을 해야 하므로 짐을 정리해 두었어. 나는 3층에 묵었기에 2층으로 내려갔어. 7시에 갔더니 아침을 준비해 주더라고. 토스트 두 조각, 아주 가느다란 소시지 하나, 계람 프라이,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전부였어. 식사를 끝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어. 기사가 미리 약속해 둔 정확한 시간에 차를 몰고 왔어. 공항으로 가는 거야. 이건 모스크겠지? 여긴 예배당이고 말이야. 이틀 전에 우리는 이 길을 지나갔었어. 엔데 공항 정문을 지나... 내린 뒤에 차를 돌려보냈어. 요금은 5만 루피아였어. 5천5백 원 정도였다고 보면 돼. 호텔에서 공항 까지는 약 7분 정도가 걸렸던 거야. 엔데 공항은 깔끔했어. 작은 인공.. 2025. 5. 8.
엔데에서.... LCR 호텔 로비에 앉아 잠시 쉬다가 밖으로 나가서 외관을 다시 살펴보았어. 분위기가 밝고 산뜻해서 좋았어. 골목에 위치해 있으니 조용하기도 하고 말이지. 다른 호텔 예약을 한다 해도 어차피 체크인 시간이 있으니까 LCR 호텔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어. 이메일 주소와 기타 정보를 올려두었으니 참고하기 바래. 레스토랑에 가서 볶음밥을 먹기로 했어. 잠시 쉬면서 차도 마시고 말이야. 복도 끝머리에 프런트가 있어. 내 배낭이 보이네. 식사도 괜찮았어. 점심을 먹고 로비로 나오자 승용차 기사가 돌아왔다는 기별이 온 거야. 그때가 오후 2시 10분경이었어. 운전기사는 우리를 태우고 DHARMA 호텔로 데려다주었어. 호의가 너무 고마워서 2만 루피아를 팁으로 드렸더니 내일 아침 엔데 공항에 가야 .. 2025. 5. 7.
엔데에서 호텔 구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 3월 5일 아침이 밝았어. 오늘은 플로레스 섬의 중앙부에 있는 엔데로 돌아가야 해. 거기 가면 비행장이 있어. 어제 한국에서 연락이 왔는데 엔데에서 발리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해두었다는 거야. 3월 6일 아침에 출발하는 표라는 것이었어. 그러니 오늘은 엔데로 나가야만 했어. 아침식사를 하기 전에 로페즈의 농장을 한번 더 훑어봐두었어. 어젯밤에는 구름이 조금 끼어서 별을 많이 볼 수 없었기에 너무 아쉬웠던 거야. 아침을 먹으러 가야지. 본부 건물로 가는 거야. 이 정도 분량의 토지를 가지고 있으면 여기서는 재벌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사실이 그랬어.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어본 결과 그는 이 동네의 유지급 인사였던 거야. 집주인은 고급 교육을 받은 분이었어. 30대를 훌쩍 넘긴 총각이었지. .. 2025. 5. 6.
어린이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살았어야하는데.... 새벽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쪽 하늘을 보았더니 실낱같이 가늘면서도, 아미같이 살짝 휘어진 기다란 초승달이 걸려 있었어. https://www.youtube.com/watch?v=E99hGoMoQyE 이 노래 들으면서 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제일 왼쪽 가로등 오른편 하늘에 걸려 있었는데 얼마나 우아하고 기품이 가득했는지 몰라.눈썹과 눈매가 예쁘기만 했던 어떤 소녀가 생각났어. 서재에 올라와서는 옛날 사진을 불러내어 확인해 보았어. 내 컴퓨터에는 온갖 사진들이 들어있거든.그게 한 200만 장은 거뜬히 넘어갈 거야. 아쉬움을 안고 밖으로 나가 새잎이 움터 자라나는 소사나무를 살펴보았어. 얘들이 내 손에 들어온 지도 오래된 것 같아. 이제는 분재들도 많이 정리했어. 그랬길래 지금은 .. 2025. 5. 5.
별서(別墅)에서 218 - 이렇게라도 하면 풀과의 전쟁에서 잠시 잠깐 승리할 수 있지 봄이 오므로써 잡초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잖아? 잡초 방지를 위해 잡초 방지 매트를 깐 이야기를 저번에 했었지. https://www.youtube.com/watch?v=cKkDMiGUbUw 음악을 들으면서 이 글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사실 말이지, 잔디밭에 나는 풀들을 내 재주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어. 뽑아내도 뽑아내도 여기저기서 온갖 종류들이 고개를 쳐들고 자라는 데는 이길 도리가 없었어. 겉보기에는 잔디밭이지만 자세히 보면 온갖 종류의 풀들이 섞여서 자라 오르는 거야. 그렇다면 풀들의 싹을 잘라내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잔디 깎기 기계를 꺼내서 가져왔어. 배롱나무 강전지를 하듯이 잔디 깎기 기계 강도를 한 단계 더 올린 뒤에... 입대하는 장정들 이발하듯이 정성 들여 천천히 .. 2025. 5. 3.
그렇게 보고 싶었던 클리무투 화산의 삼색 칼데라 호수를 만나 보았어 계단을 올라갔더니 글쎄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거야. 이 깊은 구덩이와 절벽, 그리고 물색은 뭐지 하는 생각부터 들었어. 그리고 왼쪽 옆에는 청록색보다 더 연한 옥빛 칼데라 호수! 살다가 살다가 이런 풍경은 처음 만나 보았어. 칼데라 호수 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통로가 있는데 '이 동네 터줏대감은 나요' 하는 식으로 폼을 잡으며 어슬렁대는 원숭이 무리들이 있더라고. 녀석이 내 모자와 카메라를 노리는가 싶어서 다시 한번 더 소지품을 챙겼어. 절벽 가에 내가 서있다고 가정해 보자고. 이 녀석이 다가와서 내 소지품을 낚아챌 경우 몸이 순간적으로 반응하다가 밑으로 미끄러지면 생존 가능성이 있을까? 그러니 항상 조심해야 하는 거지. 그러니까 절벽 가까이 절대로 다가가지 않아야 해. 근데 먼저 올라간 두 분은.. 2025. 5. 2.
그날 우린 유격훈련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어 - 도로가 왜 끝이 없이 이어지는 거지? 이제 큰 도로를 만났으니 다 온 줄로 생각했어. 하지만 크나큰 착각이었던 거야. 올라가는 도로 왼쪽에 멋진 구조물이 나타났기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더니... 골짜기 밑으로 이런 집들이 보이더라고. 벌써 너무 지쳤기에 도로를 따라 걸어가려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어떤 시설인가 싶어 살펴보기로 했어. 알고 보니 클리무투 파라디소 리조트였던 거야. 좀 쉬어가기로 했어. 신발도 바지도 다 젖어버렸거든. 다시 용기를 내어 휘적휘적 걸어갔어. 멈추면 쓰러질 것 같았거든. 이미 점심시간도 지나버렸는데 음식점이 보이질 않는 거야. 매표소 부근에 가면 무슨 시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걸었어. 기진맥진한 상태였는데 버스를 만난 거야. 클리무투에서 엔데로 내려가는 버스라는 것쯤은 단번에 알 수 .. 2025. 5. 1.
그날 우린 유격훈련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어 - 정글을 헤치며 화산 비탈을 걸어올랐거든 2 마을이 끝나가자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어떤 집에는 무덤(?)이 집 마당에 마련되어 있더라고. 그런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어. 어디에나 문화 충격은 있는 법이니까. 포장된 도로가 점점 좁아지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길 양쪽으로 밭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갈수록 길이 수상해지는 것이었어. 꼬뚜레도 꿰지 않은 송아지가 우리들을 보자 겁을 내기 시작하는 거야. 드디어 포장된 길이 끝나자 이런 스타일의 길이 등장한 거야. 그러다가 마침내 오솔길이 등장했어. 달랑 몇 집만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들어섰는데 길이 사라져 버린 거야.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에게 물었더니 안내를 해주는데 길이 점점 이상해지는 거야. 뒤에 남은 두 사람은 따라오지 않길래 할 수 없이 돌아왔더니 두 분도 길.. 2025. 4. 30.
그날 우린 유격훈련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어 - 정글을 헤치며 화산 비탈을 걸어올랐거든 1 3월 4일 화요일 아침이야. 하늘엔 구름이 많았어. 어젯밤에는 별이 그렇게나 많았었는데... 옆 방갈로에 가서 일행들을 만나보았어. 벌써 모여 앉았네. 노트북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어. 여긴 워낙 산골짜기 오지여서 와이파이가 잘 안 터지니까 유튜브에 접속하기가 좀 그랬어. 접속한다고 해도 노트북이 소리를 안 내어주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야. 별 수 없이 방갈로 주위에 가득한 꽃구경을 하기로 했어. 밭에는 수국도 피어있더라고. 계단식 밭에 심어진 나무마다 짐승이 한 마리씩 붙어살고 있었어. 뭐가 보이긴 보이지? 녀석들에게 다가가는 것보다 지금은 꽃구경이 먼저야. 이 꽃이 뭐지? 부용인가? 왜 이리 예쁜 거야? 공작새들이 줄줄이 달린 것 같지 않아? 주인 로페즈는 제법 너른 땅을 .. 2025. 4. 29.
별서(別墅)에서 217 - 이렇게라도 하면 풀과의 전쟁에서 비길 수 있을까요? 봄이 오자 풀들이 정말 무섭게 자라오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시골살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풀과의 전쟁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고엽제나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 이상 말이죠. 틀밭 옆 비탈 출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작년에 제초 매트를 잠시 깔아보았습니다만 올해 들어서 산지 개발 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제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안밖에 굴러 다니는 비닐을 이용해 제초 역할을 하도록 깔아 두었던 곳을 열흘 전에 걷어내니 쇠뜨기들이 그 밑에 자라 오르고 있더군요. 개발 문제 덕분에 제가 관리해야 할 부분이 제법 줄어들었다는 좋은 점도 생기게 되었네요. 그래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남아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관리에 신경을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꽃피는 4월 초순이 지.. 2025. 4. 28.
소녀에게 43 - My Heart Will Go On : 셀린 디온 Céline Dion 이 사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 배도 다 알고 있을 테고... 이 배가 당한 비극적인 사건의 결말도 알고 있으리라 믿어. 세상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 별일도 다 겪었고 말이야. https://www.youtube.com/watch?v=RUAmQF4dEMU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 나중 언제라도 이 글을 볼 수 있다면 가사를 음미하며 그냥 한번 봐줘.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사람도 있었어. 이 나이 되도록 기억에 남는 사람도있긴 있었지만... 이제 만나본다고 해도 뭘 할 수 있겠어? 그걸 생각하면 서글퍼지기만 한데.... 어리버리 2025. 4. 26.
머리 위로는 쏟아질 듯한 별이 가득한 곳에서 자게 되었어 저번 글에서 이야기한 수상한 짐승들이 계단식 밭에 가득했다고 했잖아? 그 증거들은 다음 글에서 소개해 줄게. 저녁 식사를 해야 하는데 모니 마을까지 가야 한다는 거야. 우리가 머물고 있는 게코스 홈스테이 부근에는 레스토랑이 없다는 거였어. 레스토랑이 있는 모니 마을까지는 걸어서 약 15분 걸리는 거리였어. 그래도 어떡해? 별 수없이 걸어가야 했어. 택시 불러서 가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 이런 시골에서 그런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건 무리지. 걸으면서 시골 풍경을 볼 수도 있으니 얼마나 멋진 기회를 잡은 거야?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살면 작은 고생도 행복해져서 인생살이가 즐거운 거야. 우린 그렇게 생각하며 걸었어. 오르막 내리막도 조금 있지만 뭐 어때? 그렇다고는 해도 여성들은 절대 혼자 걸.. 2025. 4. 25.
클리무투 화산 마을로는 어떻게, 그리고 뭘 타고 가지? 배낭을 찾아서 메고 나오려는데 공항 안 택시 서비스 구역에서 근무하는 아가씨가 접근해 와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 클리무투 화산 마을에 가는 택시 가격으로 60만 루피아를 부르는 거야. 우리도 바보는 아니기에 미리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버텼기에 50만, 45만을 거쳐 40만 루피아에 낙찰을 보았어. 화산 구경을 한 후 라부안 바조로 돌아가서 숨바와 섬으로 가는 배표 예약이 안되었다고 한국에서 연락이 온 거야. 배표 예약은 한국에 있는 믿음의 동역자에게 부탁을 해두었는데 지불 단계에서 모든 게 사라지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거지. 그렇다면 일정이 꼬이는 거야. 컴퓨터 화면에서 이 글을 볼 경우 위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거야. 숨바와 섬의 위치를 확인해 보았어? 우리를 .. 2025. 4. 24.
플로레스 섬 중부에 있는 엔데 공항에 도착했으니 화산 마을로 가야지 3월 3일 월요일 아침이야. 2층 레스토랑으로 내려갔어. 어제처럼 볶음밥과 팬케이크 하나, 미니 토스트, 커피, 오렌지 주스, 약간의 채소로 아침을 먹은 거야. 오늘은 플로레스 섬 중부에 있는 엔데로 이동해야 해. 그래야만 했기에 마음이 조금은 조급했어. 아침 식사 후 방에서 조금 쉬다가 11시 20분이 되어 체크아웃을 했어. 스태프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을 향해 걸었어. 공항까지는 10분 정도만 걸으면 돼. 도로 건너편 여행사 아가씨들과도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어. 벌써 다 왔네. 공항 건물로 들어가야지. 보통 출발선은 위층이잖아? 시설은 깔끔하고 좋았어. 어쩌면 우린 여기로 다시 돌아와야 할지도 몰라. 플로레스 섬에서 배를 타고 롬복 섬 옆에 있는 숨바와 섬으로.. 2025. 4. 23.
경주 벚꽃 터널을 그대와 함께... 2 이 호반을 혼자 걷기엔 너무 힘들고 괴로운 일이야. 달랑 혼자 가서 보고 즐길 경치가 아니거든. 자연이 인간들에게 일 년 중 딱 일주일 정도만 허락하는 풍경이야. 그걸 어떻게 혼자서 볼 수 있는 거지? 보문호반에 벚꽃이 만발할 때는 절대로 혼자 오는 법이 아니야. 정 같이 걸을 사람이 없으면 마음속에라도 담아서 모셔와야 해. 그런 사람이 없다면 평소에 품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었어야지. 함께 할 사람이 없다면 괴로워질 수밖에 없는 곳이지. 나처럼 나이든 사람이라면 몰라도. 정 없다면 먼저 보낸 사람이라도 좋고, 자식이라도 좋고... 이루어지지 못했던짝사랑 그사람이라도 품고 와. 이런 곳에서는 정말 조용히, 입 다물고 조용하게 걸어야 해.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어. 평일인데도 사람들.. 2025.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