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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에서 온 사나이가 무술을 익혀?

by 깜쌤 2006. 1. 13.

 

제가 은퇴해서 나중에 살고 싶은 동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동네입니다. 멀리서 봐도 제가 원하는 바로 그런 곳인데 가까이 가보니 작은 절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차와 무술 수련을 하기도 하는 선원(禪院)이라는게 바른 표현이지 싶습니다.

 

보림선원(寶林禪院)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더군요. 본당 뒤 대나무 숲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수련을 하시는 젊은 수행자님께 허락을 받고 여기저기를 둘러보았습니다.

 

 

본당 옆엔 누런 고양이 한마리가 졸고 있었습니다. 고월 이장희 님의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시가 생각나서 그 녀석의 수염을 한번 더 살펴보았습니다.

 

고양이 녀석은 단잠을 깨운 것이 "바로너, 그건 너, 너때문이야"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노래를 부른 분이 가수 이장희씨이지만 다른 사람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겁니다.

 

 

들어오라는 말에 들어가 본 다원의 모습입니다. 한쪽 면은 중국식 다원으로 꾸며져 있었고 다른 쪽은 우리 식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한 장소에서 두가지 양식을 다 볼수 있는 이런 곳을 방문해보기는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누런 고양이 뒤에는 또다른 녀석이 햇살 속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처마 밑엔 메주가 달려서 대숲 사이를 누비는 풍경 소리를 들으며 익어갔습니다.

 

 

절간 여기저기엔 골동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옛날을 생각나게 하는 물건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누런 나비가 어느새 밑에 와서 물을 핥고 있었습니다.

 

 

참 귀여운 녀석이었지요.

 

 

다원 속 모습입니다. 요즘은 이런 곳을 자주 만납니다. 제 복이지요.......

 

 

가천 선생이 저를 위해 차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수행자이신 가천 선생의 얼굴에는 맑은 기운이 보였습니다. 실내가 얼마나 깔끔한지 모릅니다.

 

 

여기에 오신지는 한 5, 6년이 되셨다고 합니다. 천안이 고향이라고 하니 소걸음님이 아시는 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 출가는 안하신 분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제가 차에 대해 많이도 배웠습니다.

 

 

차 마시는 법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도 가천선생을 통해서입니다. 얘기를 나누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여기에 오스트리아 남자 분이 한분 머무르고 계신다고 합니다. 잠깐 외출중이라고 하십디다. 호기심이 생겨 조금 기다려 보았습니다.

 

 

차 마시는 운치가 보통이 넘습니다.

 

"가천선생! 정말 고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선원에는 컴퓨터가 없어서 이 글을 읽으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술을 닦으시는 또 다른 분이 들어 오신 뒤 얼마 안 되어 오스트리아 양반이 들어왔습니다. 파란 눈동자가 매력적이었는데 얼핏보니 스티븐 시걸을 닮은 것 같습니다. 잘츠부르크가 고향이라기에 더욱 더 반가웠습니다. 영어가 얼마나 유창하신지......

 

저보고는 교수가 아니냐고 묻길래 그냥 단순한 초등학교 선생이라고 대답을 해 드렸습니다. 얼마전부터는 저보고 목사가 아니냐 교수가 아니냐는 식으로 물어오는 사람들이 제법 됩니다. 제가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가 봅니다.  

 

 

보림선원! 다음에 한번 더 가봐야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