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5일 월요일, 햇살이 났어.

바람이 안 불고 고요하길래 삶의 흔적들을 조금 처리했어.

내 죽고 나면 쓰레기로 변할 물건들을 조금씩 정리해 가는 거야.

여긴 누가 살게 될까?

자식들이 있긴 있지만 시골로 내려오겠어?

애써 올라간 도시인데...

뭐 하러 내려오겠어?

그런 걸 생각하면 조금은 서글퍼지지.

5월 26일 화요일은 조금 더웠어.

햇살이 났길래 김을 맸어.

작업이 끝난 뒤 혼자서 마셔주었어. 무알콜 음료야.

5월 27일에는 비가 왔어.

별서생활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이 짓을 해보았어.

살짝 영양 보충을 한 뒤 밭에 갔어.

흙이 살짝 젖어있는 이런 날에는 김매기가 수월한 거야.

완두콩 열매가 달렸어.

내가 농사를 짓는 건지...

꽃을 기르며 꽃밭을 가꾸는 건지 구별이 안돼.

강낭콩도 꽃이 피었어.

거름더미 부근을 살펴보았어.

비탈에 옮겨 심은 댑싸리와 금잔화들이 잘 살아난 것 같아.

거름을 깔아 둔 틀밭에는 뭘 심을까 생각 중이야.

다른 거름더미에 이 녀석들이 스스로 자라고 있었어.
호박과 토마토 !

병꽃나무...

분꽃과 금잔화들....

박하와 무늬 둥글래....

오디 떨어진 것 좀 봐.

오디가 익어가고 있었어.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

청첩장들과 부조금 봉투를 태웠더니 재만 남았어.

이렇게 정리해가고 있는 거야.

꼭 필요한 분이 계신다면 이 별서를 넘겨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
더 늙기 전에 말이야.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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