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장고를 두고 신라천년보고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야.

거길 가보는 건 처음이야.

다리를 건너가야지.

수장고와 박물관 사이에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실개천 바닥에 진달래 핀 것 좀 봐.

풋풋한 젊음을 지닌 한 쌍이 다리를 건너고 있었어.

인생의 봄날을 지닌 젊은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

나는 그런 봄날을 술로 날려버렸어.

둘레를 살펴보고 들어가야지.

수장고 정문 앞에는 서라벌 대로에서 접근할 수 있는 숨겨진 도로가 있더라고.

옆을 지나서 돌아갔더니...

남천과 반월성이 나타났어.

저 밑에 월정교도 나타났어.

서라벌 대로로 이름 지어진 저 길은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거지.

앞은 경주 남산이었고...

나는 다시 정문으로 돌아와서....

수장고 안으로 들어가 본 거야.

맙소사!

안에는 유물들이 가득했어.

미쳐 다 전시하지 못한 것들이겠지.

별서 부근 동네에서 발굴된 것들도 저장되어 있었어.

놀랄 수밖에 없었어.

천천히 둘러본 뒤 밖으로 나갔어.

경주 남산이 보이지?

옥골교를 건너서...

다시 돌아 나왔어.

박물관 경내가 엄청 너른 거야.

이 뒤쪽으로도 와볼 만 해.

전시물만 보고 갈 게 아니지.

주일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어.

좋은 일이지.

나는 이런 정갈한 분위기를 좋아해.

오늘은 이런저런 봄꽃을 많이 보았어.

명자나무꽃!

초등학교 6학년 때 보았던 친구 누나의 발그스레한 볼이 떠올랐어.

그분도 이제는 할머니가 다 되었겠지.

내가 늙어버린 것만큼 그분도 늙으셨을 거야.

오늘은 꽃그늘을 골라 밟은 거 같아.

밖으로 나갔어.

벚꽃 잎이 가득 날리고 있었던 봄날 오후였어.
나는 이런 식으로 살고 있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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