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독한 소리 때문에 결국 호텔을 옮겨가기로 했어
우린 다시 돌아온 거야.
이 비치 너머로도 아름다운 비치가 이어진다지만 더 이상은 안 가보기로 했어.
웬 MBC?
이런 선베드에 누워 모히또 정도는 한 잔 마셔주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찌 그런 호강까지 기대하겠어?
시원한 콜라 한 잔만 마셔도 되는데 말이지.
나는 호텔을 옮기기로 마음먹었어. 지겨운 꾸란 암송 소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잠이라도 좀 편안하게 자야 하지 않겠어?
꾸따 비치 호텔에 가기 전에 미리 봐둔 호텔이 해변에 나타났기에 들어가서 알아보았더니 방이 있다는 거야. 그래서 예약을 해두었어. 내일 오기로 하고 말이지. 스태프들은 한류에 밝았어. 나도 모르는 가수들 이름까지 알고 있더라니까.
그런 뒤 해변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간 거야.
오늘 하룻밤만 더 자면서 소음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어.
저녁을 먹으러 가야지.
우리는 프렌즈 비치 호텔을 나와....
꾸따 비치로 이어지는 길을 걸었어.
그런 뒤 방향을 틀어...
몬타나 호텔을 찾아간 거야.
어제 먹었던 그 뷔페가 너무 맛있었거든.
한 사람당 10만 루피아야.
분위기도 좋고 깔끔하고 음식이 다양했으니 만족스러웠던 거야.
식사 중간에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몰려들어오더라고. 아마 단체여행 관광객들 같았어. 그런데 말이지, 왜 그리 떠드는지....
몬타나 호텔 레스토랑은 갈 만한 곳이었어.
저녁을 거하게 먹은 데다가...
후식과 커피까지 즐길 수 있었으니 만족스러웠어.
저녁노을이 아주 살짝만 붉게 물들었어.
아쉬웠어.
불타는듯한 노을은 어디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
우린 저녁에 마실 음료수를 구해서 돌아가고 있는 거야.
내일 아침 먹을거리도 조금 샀을 거야.
분위기 있는 집들이 제법 있었어.
여행의 안락함은 돈과 정비례하는 것 같아.
정신 승리만 하는 여행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루를 보냈어.
3월 9일 주일이 되었어. 어젯밤에도 확성기로 무자비하게 울려 퍼지는 시끄러운 꾸란 암송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어.
국산 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했어.
식사 후 가벼운 산책을 한 거야.
호텔 둘러보기...
그런 뒤 체크아웃을 했어.
다른 호텔로 가는 거야.
집주인에게 그런 말을 하진 않았지만....
왜 소중한 내 돈 내고 소음 속에 잠을 자야 하는 거지? 호텔 주인이 안다고 해도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겠어? 모스크에서 큰 소리로 외쳐대는 꾸란 소리를 무슨 방법으로 제재할 수 있을까 싶어.
발걸음도 가볍게...
길을 걸어...
이동한 거야.
꾸따 비치 해안도로를 따라 걸었어.
바다도 보아주고...
주변 시설물에도 눈길을 던져가며 걸어서...
드디어, 마침내, 이윽고, 결국 우리는 산토리니 냄새가 살짝 묻어나는 호텔로 간 거야.
저번보다는 조용하겠지? 그런 기대를 한가득 품에 안고 둥지를 옮겼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