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벚꽃 터널을 그대와 함께... 1
4월 4일 미니벨로(접이식 바퀴 작은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어.
벚꽃들이 봐달라고 계속 유혹하는데 가만있을 수가 없었어.
일단 북천(=동천)을 따라 올라가 보기로 했어.
그렇다면 당연히 오늘 목표는 보문관광단지가 되는 거지.
보문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는 양쪽으로 벚꽃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자전거 도로도 만들어져 있어서...
라이딩하기엔 그저 그만이야.
숲머리 마을 부근에서 도로를 건넜어.
숲머리 마을을 오른쪽으로 두고 도로를 따라가는 거야.
보문 삼거리에서 동궁원(식물원)과 버드 파크(Bird Park)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
버드 파크에는 들어보지 않았어.
동궁원에도 입장하지 않았고.
오늘은 벚꽃 구경이 목적이거든.
그런 데를 다 들러서 가자면 시간이 너무 걸리는 거야.
보문호 무넘이가 보이는 곳으로 올라갔어.
외지인들은 이런 길을 잘 모르지 싶어.
보문호는 만수였어.
보문호를 둘러싼 도로 전체가 벚꽃 천지였어.
호수 표면도 고요해서 풍경 반영이 이루어져 있었어.
환상적이었어.
스마트폰으로 군데군데 사진을 찍어서 친구에게 보내주었어.
이런 데서는 커피라도 한 잔 마셔주어야 하지만 그럴 처지가 못되었어.
오늘은 다른 곳에서 한 잔 마시고 싶었거든.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솟아오른 뾰족탑이 있는 곳에 호텔 라한이 있어.
거기 가면 멋진 북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한 잔 하려는 거야.
그러길래 스타벅스도 그냥 지나치는 거야.
걸어가는 연인들이 왜 그렇게 부러워지는지 모르겠어.
그건 나도 젊어보았기 때문일 거야.
키녹이라는 곳이야.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인 것 같아.
여긴 드림 센터야.
키녹이니, 드림 센터니 하는 곳은 외관만 보고 곧장 돌아 나왔어.
보문 수상 공연장에 왔어.
그 부근에서 보는 경치도 좋고 산책로도 호젓해서 매력이 있는 곳이지.
라한 셀렉트에 가서 1층 북카페를 찾아갔어. 거기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어.
그런 뒤에는 다시 나와서 힐튼 호텔을 찾아간 거야.
5성 호텔 경영 책임을 지고 있는 이사님을 만나기 위해서였어.
커피숍 통창너머로 나타나는 벚꽃이 일품인 곳이지.
이사님이 커피를 대접해 주셨어. 나는 힐튼 호텔 커피를 좋아해.
커피 맛이 딱 내가 좋아하는 그 맛이거든.
그날 점심은 뭘로 먹었을 거 같아?
커피는 7천 원짜리로 마셨으면서도 정작 점심은...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때운 거야.
나도 참 실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도 후회는 안 해. 음식을 적게 먹는 소식가인 데다가 과식은 거의 안 하거든.
보문호 주변은 벚나무 천지야. 벚꽃 가득한 호반길을 다 걷는 데는 두 시간 반 정도 걸릴 거야.
벚꽃 계절에는 자동차 가지고 가면 안 돼. 보문 관광단지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거든.
그래서 주중 평일에 가는 나도 미니 벨로 자전거를 타는 거야.
다음 글에 계속할 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