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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396

잔설 1 봄눈이 미친듯이 마구 내리던 그날 오후부터 이내 눈이 녹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잔설이 조금 남아있을때 사진을 찍어두고 싶었습니다. 3월에 눈이 내려 쌓인 이런 장면은 경주에서는 평생에 한두번 정도밖에 못만나는 귀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산수유 노란 꽃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할.. 2018. 3. 15.
가슴에 새길 것들 강변에 섰다. 옥녀봉에 눈길을 주었다. 강줄기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가을이 강변을 마구 핥고 지나간다. 억새 물결이 일렁이는 강변에 다시 섰다. 강건너 알량한 집몇채 가진 인간들이 헛웃음을 날리며 잰체하는 꼴보기가 그리 싫다. 내 한몸 누일 공간, 남보다 크게 가진게 그리 큰일.. 2017. 12. 9.
가을 물가를 보며... 지나가는 가을을 잠시나마 붙잡아두고 싶어서 교외로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제법 그럴듯한 가격에 나온 시골집을 찾아가서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남천변을 지나갑니다. 가을을 하얗게 물들였던 억새들이 지고나자 은행잎들이 노랗게 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삼릉에서 방.. 2017. 12. 2.
욜로 그나라 거기에도 사람이 산다. 당연히 여인들도 있다. 그녀들은 감추어진 꽃이다. 감추어져 있을지라도 하나같이 미인들이다. 하기사 못생긴 꽃이 있던가? 그녀들도 바램이 있고 꿈이 있다. 그러기에 서로간의 소통은 기본이다. 그녀들도 수다를 떤다. 만나면 은밀한 대화를 나눈다. 꽃의.. 2017. 10. 16.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문이 있다. 사람이 드나드는 문이 있는가하면.... 사람과 가축이 함께 쓰는 문도 있다. 출입이 통제되는 문이 있고....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문도 있다. 사람의 마음에도 문이 있다. 평생토록 닫힌 마음문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열린 문을 가지고 살기도.. 2017. 10. 12.
가늘더라도 길게 ? 녀석은 이상하게 비실거린다. 거름이 부족한지 환경이 안좋은지 모르겠다. 몇송이 피우더니 진한 향기만 사방에 던져두고 이내 져버렸다. 타래난초는 올해 드디어 꽃을 피웠다. 녀석의 자태는 애잔함 그 자체다. 가녀린 꽃대를 쑤욱쑤욱 올리더니 자잘한 꽃을 소복하게 달았다. 원추리도.. 2017. 7. 22.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오랫만에 책다운 책을 읽었다. 지은이는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Eckart von Hirschhausen)박사다. Hirschhausen 이라는 성 앞에 von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독일에서 알아주는 명문가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196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신이란다. 의학과 언론학을 공부해서 의학박사학위를 땄다.. 2017. 7. 1.
봄 소나기 말만 들어도 이상해진다. 봄에 오는 소나기! 4월 하순인데 그렇게 소나기가 쏟아졌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줄기가 대지를 한동안 마구 휘감더니 뚝 그쳤다. 그리고는 하늘 저편에 무지개 다리까지 만들어세웠다. 지는 햇살에 영산홍이 더 붉게 타 올랐다. 어리 버리 2017. 5. 27.
봄맞이 봄을 맞으러 갔다. 내가 그렇게나 기다리던 봄이 어디쯤 왔나 싶어서 시가지 남쪽으로 살짝 나가보았다. 내 유일한 자가용인 자전거를 타고 오릉부근 남천내까지 갔다. 더 갈 수도 있었지만 혹시나 지나칠까 싶어 그 쯤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오긴 왔다. 양지바른 개울가 동네 매화가지에.. 2017. 2. 28.
흔들림의 추억 이제는 다 져버렸다. 가을은 기억속에만 남았다. 언제 그런 날들이 있었던가 싶었던 것처럼 말이다. 올 가을은 지진 추억밖에 남아있지 않다. 걸핏하면 땅이 흔들렸다. 어젠 새벽에도 흔들렸고 저녁에도 흔들렸다. 땅이..... 그렇다고 내맘조차 흔들리면 안되는데.... 어리 버리 2016. 12. 13.
마무리할 때 출근하다말고 낙엽에 눈길이 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가을을 제대로 즐겨보지 못한 것이 벌써 40년이 넘었다. 언제 한번 낙엽조차 제대로 밟아보았던가? 먹고 사는데 지쳐 곁에 두고도 이런 길을 걸어보지도 못했다. 수십년을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살아왔다. 주변에 펼쳐진 11월의 풍경.. 2016. 11. 26.
여유 4 - 안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물안개가 조금조금씩 피어오르면서 낮게 깔리기 시작했다. 경주 시가지를 남북으로 양분하는 북천에서 안개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때 맞추어 기러기를 닮은 새들 세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착륙하는 비행기처럼 멋있게 내려앉았다. 일교차가 큰 가을날 아침.. 2016. 10. 17.
여유 3 개천절이다. 모처럼 하늘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교외로 나갔다. 친구 집에 가보기 위해서였다. 10월 5일부터는 새 직장에 출근을 해야했기에 어쩌면 올해 마지막 평일 휴가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그가 사는 모습을 보며 항상 부러워했다. 그의 외모만큼이나 단정하고 깔끔하게 꾸며진 .. 2016. 10. 11.
여유 1 엄마가 같은 피붙이면 모두 동생(同生)이다. 동생이라는 말이 이젠 형과 대칭되는 개념으로 쓰이게 되었지만.... 동생을 순수한 우리말로 부르자면 아우다. 아우(雅友)라고 한자로 표현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동생내외가 살고 있는 집에는 해바라기가 실하게도 자랐다. 제수(弟嫂)가 개울.. 2016. 10. 4.
고양이가 불러준 가을 녀석은 차 위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골목에서 자주 마주치는 녀석이다. 우리집에도 한번씩은 슬며시 방문해서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조용하게 빠져나가는 녀석이다. 얼마전에도 새끼를 낳은 것으로 아는데 모두 다 어미를 닮아 색깔이 비슷했다. 녀석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나.. 2016.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