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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396

순수 2 네 마음이 비단결이라면, 내 마음이 흰 눈 보다 더 하얗다면, 우리 마음이 눈망울 고운 아기 피부만큼만 보드리 하다면, 우린 모두 천사가 되는 거지. 동심들이 모여 살면 천사 동네지. 그런 삶들이 가득한 마을을 가꾸고 싶어. 우리 사는 세상 아무리 거칠고 야박해도 달 밝은 밤, 풀 숲 그늘에 숨어 사는 산토끼 한마리 찾아내는 눈만 있다면, 이슬 조롱조롱한 새벽 만이라도 고개 들어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다면..... 너와 나, 거기서 만나. 그림은 제가 좋아하는 이수동 화백님의 작품입니다. 이런 글을 시라고 썼느냐고요? 당연히 시(詩) 아닙니다. 제가 어디 그런 걸 가까이 할 수 있는 재주가 있나요? 그냥 제 마음이죠. 어리 버리 2020. 6. 23.
순수 1 세월 오래 잡아먹었다고, 나이 들었다고, 감정까지 메마르진 않아. 나이 든다고 그리운 이를 마중하러 가는 마음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지. 개양귀비처럼 예쁜 꽃을 보면 아직도 가슴이 뛰는 걸..... 노년의 참된 마음은 순수함이야. 돈이 끼어드는 사랑은 순수로 위장한 지저분함 뿐이지. 주름살 깊어질수록 깨끗함으로 메워야지. 굽이진 가슴 벌판에 탁한 연기가 아직 솟아오름은 나이 잘못 먹은 거야. 그림은 모두 제가 좋아하는 이수동 화백님의 작품입니다. 어리 버리 2020. 6. 22.
내남 2 아카시아꽃이 피어있었어. 잠자리 한마리가 날아와서 앉는 거야. 녀석은 사람 겁을 내지 않더라고. 나는 고속국도와 평행하게 달리는 도로로 다시 올라갔어. 부지라는 마을로 들어갔지. 산아래 작은 비각이 보이지 않겠어? 효자비각이 보였어. 그때나 지금이나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고하면 아프던 사람도 낫는가봐. 어떤 분과 오랜 통화를 끝낸 뒤 다시 출발했어. 경덕왕릉은 한 7년쯤 전에 다녀갔던가? 시골마을이 이어지는 거야. 무덤가에 보라색 꽃들이 가득했어. SRT고속열차가 지나갔어. 고속철도가 보이지? 꽃이 너무 예뻐서 잠시 쉬었던 거야. 기차 오는 소리가 들렸어. 우리 시대에 고속열차를 볼줄 어찌 알았겠어? KTX도 지나갔어. 마을 쉼터를 발견했어. 좀 쉬었다가야지. 오늘 새벽부터 블로그에 변화가 일어났어. 속도.. 2020. 5. 22.
내남 1 들로 나갔어. 계절은 이미 모내기철이었어. 나는 형산강 둑을 따라 갔어. 뻐꾸기가 울더라고. 아련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어. 물을 대어둔 논이 많았어. 늦봄이야. 방향을 바꾼 나는 농로를 따라 갔어. 토끼풀꽃이 피었네. 경주 남산도 보이고 말이지. 메마른 논에도 곧 물을 대고 갈아엎겠.. 2020. 5. 21.
그날은 그랬어 진달래를 찾아나섰어. 작은 골짜기 산비탈에서 꽃무더기를 찾았어. 그 아이들이 나를 향해 마구 손짓하고 있었어. 안갈 수 있겠어? 나는 죽기 전에 여기 진달래를 꼭, 꼭 보고 싶어. 이제는 사라진 곳이야. 기찻길 굽이쳐간 저 옆산엔 참꽃이라 불리던 진달래가 가득했었어. 이젠 가볼 수.. 2020. 4. 21.
주인을 잘 만나야 사람살이에서 만남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에는 부모를 잘 만나야하고요, 성장기에는 스승을 잘 만나야 합니다. 평생 갈 수 있는 친구를 잘 만나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요, 결혼을 할 때에는 배우자.. 2020. 3. 6.
개소리 2 교만에 가득차 방자함의 극치에 이른 당신들은, 목줄 매어두고 맘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지? 위장된 친절과 정성없는 보살핌은 우리도 알지. 애완견도 분노할 줄 아는 법! 온갖 편법과 꼼수로 우릴 위하는 척 하면서 당신들만 잘 살면 남들도 다 잘 사는 줄 알지? 함부로 대하고 마.. 2020. 2. 21.
개소리 1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 때문에 온나라가 어수선한 분위기인데 블로그에서 사흘에 걸쳐 살고 싶은 집 이야기를 했으니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던 것이 되었습니다. 나까지 나서서 그런 바이러스 걱정을 해야하는가 싶어서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집에 관한 작.. 2020. 2. 20.
티베리우스의 눈길 임페라토르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이게 그에 대한 정식 호칭이지. 기억하기 쉽도록 간단히 아우구스투스라고 부르자고. 그가 기원전후에 걸쳐 로마제국을 다스릴 때 예수께서 태어나셨어. 원래는 옥타비아누스라는 이름을 지녔던 그는 보기 드문 미남이었다고 해. 위 사진 .. 2019. 12. 9.
고엽 오, 난 당신이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친구로 지냈던 행복한 나날들을 그때는 인생이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웠고 태양도 오늘보다 뜨겁게 불타올랐지요. 낙엽은 삽으로 떠 모앙야 하는 법이죠. 그봐요, 난 잊지 않았어요. 낙엽은 삽으로 떠 모아야 하는 법이죠. 추억과 회한도 .. 2019. 12. 2.
가을이 가고 있어 2 가을이 저물어가는게 확실해. 공원에 가보았어. 은행잎이 소복하게 쌓여있었어. 바람이 불지 않아서 더 좋았어. 올해에는 갑작스레 닥친 큰 추위가 없었어. 정말 차분하게 조금씩 기온이 내려갔어. 이런 가을은 처음인것 같아. 그런데 말이지 그게 까닭없이 불안해졌어. 뭐든지 슬금슬금 .. 2019. 11. 23.
가을이 가고 있어 나는 제임스 라스트가 지휘한 음악을 듣고 있어. 제임스 라스트(James Last, 1929 ~ 2015)는 독일의 작곡가이다. 본명은 한스 라스트(Hans Last)로 브레멘에서 태어났다. 독일군의 군악 학교를 거쳐 1948년 라스트 베커 앙상블의 리더가 된다. 1960년대에는 제임스 라스트 악단의 활동 외에도 악곡 제.. 2019. 11. 21.
비워보았음에도.... 마음이 비어버린 것 같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누구에게 앗겨버린듯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미련이었을까요?모든 것이 아련하게 사라져가는듯 합니다. 많이 살아 온 것 같은데도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자신있게 자랑스레 내세울 만한 일이 .. 2019. 1. 11.
첫눈 내리다 어제 16일 일요일, 낮 11시경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한 이십여분 정도 지나자 눈송이가 제법 굵어지기 시작했다. 눈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가끔씩은 함박눈으로 변하기도 했다. 올해는 늦봄에도 눈이 왔었다. 경주에서 12월 중순에 함박눈을 만나보기는 수십년만인 것 같기도 한데..... 2018. 12. 17.
늦은 깨달음 이제 가을이 너무 익어버린것 같아. 익은 곳 마다 물러져 흘러 내리고 있어. 지나치게 찬란한 아름다움은 상하기도 쉬운걸.... 너무 익어버린 가을 뒤엔 겨울의 싸늘한 눈초리가 매섭게 노려보고 있어. 나는 그게 두려워. 이파리 한장한장마다 지난 봄의 고운 사연들이, 여름날의 뜨거운 .. 2018.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