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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2022/0926

잔디깎기에 도전했어요 2 제 글을 읽으면서 오해하지는 말아요. 자랑하는 건 절대 아니니까요. 통로를 중심으로 하여 잔디를 깎으면서 절반은 남겨두었어요. 잔디의 특성을 잘 모르니 살살 다루어가면서 파악하려고요. 지치면 실내에 들어와서 커피를 마시며 밖을 내다봐요. 아직은 커피 내리는 도구조차 하나 없어서 자주 출입하는 가게에서 미리 내려가지고 온 걸 마셔요. 집 뒤에 텃밭이 있는데 잡초 투성이어서 그걸 제거하느라 죽을 고생을 하고 있어요. 왠 집인지 궁금하다고요? 나중에 때가 되면 그 사연을 말씀드릴 게요. 그냥 빌빌 거리며 사는 주제인데 제가 무슨 밑천이 있나요, 비자금이 있나요? 잔디 깎는 일을 쓰다가 이야기가 옆길로 새 버렸네요. 미안해요. 어리 버리 2022. 9. 30.
그걸 알갈래 오늘도 민태원 님의 청춘예찬을 배웠던 고등학교 시절 어느 날 국어 시간이 생각나요. 그 힘찬 글의 첫 구절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 나에게 청춘이라는 말은 아득히 흘러간 머나먼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어요. 몸과 마음이 함께 늙어버린 나는 이제 죽음의 의미와 생의 종점을 자주 떠올려요. 어제도 교우 한분이 돌아가셨어요. 며칠 전 시내에서 운전대를 잡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돌아가셨다니.... 꽃이 시들지 않는다면 꽃의 소중함을 어찌 알겠어요? 내가 가진 몸뚱아리 모두 다 예외 없이 주검으로 변해야 하는 걸 잊지 말아야겠어요. 그걸 알길래 살아있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오늘도 의미 있게 살아갈래요. 어리 버리 2022. 9. 29.
나에게는 피같이 소중했던 책들을 정리했습니다 책을 정리해서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깝지만 어떡합니까? 이제는 버려야겠다 싶은 책을 골라내어 노끈을 가지고 곱게 묶었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69665 백수 일기 2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어디 잘 나가지도 못하니 가벼운 일이라도 만들어서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서재 정리였습니다. 이십몇 년 전부터 용돈을 투자해서 공 테이프를 사 yessir.tistory.com 서재에 가득했던 귀한 자료들을 많이도 버렸네요. 수많은 밤을 새워가며 녹화해두었던 영화 테이프도 저번에 다 처분했습니다. 김형석 교수님의 에세이 전집도 이번에 버리기로 했습니다. 비리 포장지는 따로 모아서 재활용을 위해 모아두었습니다. 여행에 관계되는 책들과 신앙 서적 가운데.. 2022. 9. 28.
잔디깎기에 도전했어요 1 단 한 번만이라도 잔디밭을 깎아보며 살아보고 싶었어요. 잔디 깎기! 그건 전원주택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겼지요. 기계 사용법은 아주 간단했지만 문제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었어요. 일단 전체의 3분의 1만 깎아보기로 했어요. 그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깎인 잔디가 통에 가득 차면 그때마다 거름더미에 갖다 버려야 했어요. 시골에서는 거름더미가 반드시 필요하니까 그 장소부터 확보해두어야 해요. 잔디를 깎아보며 살고 싶다는 소원 가운데 하나를 이루었네요. 그다음엔 창고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나네요. 거름더미 보이지요? 어리 버리 2022. 9. 27.
비오던 날 공원에서 3 인생길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었어. 귀한 만남도 있었고 지저분한 만남도 있었어. 나를 괴롭히던 사람이 생각나. 내가 크리스천이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한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었어. 어느 정도 전문 직장인으로 자리 잡고 난 뒤에는 제법 존중받았다고 생각해. 공원에는 시비들이 정리되어 있었어. 목월 선생은 고향이 경주 모량이야. 김동리 선생도 경주 사람이라고 해. 향가를 소개해두기도 했더라고. 도솔가....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해지려면 그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야 해. 이마가 곱다는 표현을 나는 이해할 수 있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거든. 동리 김시종 선생의 생가 터는 경주 시내에 있어. 서동요... 우적가... 하나씩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읽어보았어. 그리운 누이에게...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22. 9. 26.
비오던 날 공원에서 2 나는 이런 촉촉함이 좋아. 축축함 말고... 짧고 진한 소나기가 핥고 지나간 그런 촉촉함이 너무 좋은 거야. 열대지방의 뜨거운 오후에 내리는 강렬한 소나기 스콜을 경험해 보았겠지? 나는 공원을 이리저리 걸어보았어. 나들이 나온 사람이 적으니 아는 사람과 마주칠 확률이 줄었어. 나는 이제 인간관계도 하나씩 정리해나가고 있어.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잖아? 차라리 모르고 살았더라면 좋았을 사람도 있더라고. 물론 내 기준으로 하는 이야기이기에 대상이 되는 당사자 분들이 보기에는 내가 그렇게 몹쓸 인간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 나는 어디 다 옳게 행동하고 살았겠어? 사람으로서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해놓고도 잘했다고 강변하는 사람도 보았어. 주로 그런 사람들을 멀리하고 사는 거야. 가능한 한 안 만나려고.. 2022. 9. 24.
비오던 날 공원에서 1 올해엔 비가 참 이상하게 왔어.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구경한 게 단 한 번이었지 싶어. 그렇게 비가 오던 7월 중순의 어느 날 공원에 가보았어. 그냥 걷는 거야. 아이들 소리가 사라져 버린 공원은 텅 빈 곳이었어. 배롱나무 가지에는 붉은 꽃들이 소담스레 달려있었고.... 비는 그런대로 예쁘게 내리고 있었지. 바람 없는 날, 한결같이 일정하게 내리는 비는 마음조차 고요하게 만들어. 물방울을 머금은 꽃들이 여름날의 싱싱함을 더해주었어. 그런데 벌써 9월이잖아. 때가 되면 꽃도 시들어져주어야 하는 법이지. 매일 피어있는 꽃이 어찌 아름답겠어? 그게 순리이고 법칙인데 말이지. 어리 버리 2022. 9. 23.
인생길 미로에서 탈출하는 법 인생! 한 번씩은 미로에 들어선듯한 느낌이 있었어. 30대 초반 극심한 고난과 고통 속을 헤멜 때는 갈피를 잡지 못했어. 그때의 경험은 아래 글 속에 들어있어. https://blog.naver.com/sirun/221909111811 회심 1 2017년 8월 3일 수요일, 나는 딱 30년 전의 그 장소에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31년 전에 가르쳤던 제자들... blog.naver.com 어디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 줄 몰랐던 거야. 미로 탈출의 정답은 의외로 쉬워. 위에서 내려다보면 되는 걸.... 아니면 정답을 알고 있는 분과 동행하면 되었던 것을... 그땐 그걸 몰랐던 거야. 이젠 무엇이 정답인 줄 잘 알고 있어. 겪어보고 찾은 자 만이 가지는 해결방법과 행복을 누가 쉽게 알겠어? 어리 버리 2022. 9. 21.
황혼 녘 저녁 하늘이 유난스레 붉다 싶은 날 옥상에 올랐어. 저녁노을이 곱게 물들고 있었던 거야. 하늘이 불그릇럼하게 물드는 걸 보다가 문득 내가 황혼 녘 인생길에 서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내 인생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있는데 말이지. 그래! 나도 많이 살았어. 어리 버리 2022. 9. 20.
북카페에서 데이트 하면 좋겠지? 북카페! 그 말을 처음 들은 게 언제였더라? 십여 년도 더 전에 그 용어를 처음 듣는 순간, 너무 멋진 발상이며 정말 기발하다 싶었어. 보문 호반의 라한 호텔 1층에 멋진 북 카페가 있다는 거야. 그래서 들어가보았어. 책이라면 죽고 못 사는 나 같은 사람에게 이런 곳은 낙원이지. 시간 보내기에 이만큼 멋진 곳이 또 있겠어? 처녀 총각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데이트는 이런 곳에서 해야 해. 북카페에서 데이트하기를 즐기는 커플이라면 낭만을 즐기며 백년해로할 가능성이 충분할 거야. 은행을 약속 장소로 잡는 커플이라면 부자 되기는 따놓은 당상이겠지. 다양한 상품도 함께 팔고 있었어. 이미륵 씨의 작품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소개되었지. 독일에서 활동을 하셨을 거야. 황리단길 입구 부근에 있는 북카페 .. 2022. 9. 19.
강변에서 시내에서 가까운 변두리에 그럴듯한 집이 한채 나와있다기에 보러 갔어. 그게 벌써 두달 전인 7월 19일의 일이었어. 형산강 제방을 따라가다가 모량천 둑길을 따라 달렸어. 건너편에 보이는 산이 경주 남산이야. 번듯하게 들어앉은 기와집이 경주 톨게이트이고.... 바로 앞에 보이는 기와집들은 선두마을이지. 멀리 율동 교회가 보이네. 예전에는 이 부근에서 가시고기와 버들붕어를 채집했었어. 그게 벌써 이십여 년 전도 더 된 일인 것 같아. 집을 구경하고 시내로 돌아가는 길이야. 제방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쉬었어. 마음에 쏘옥 드는 그런 집은 없더라고. 좋다 싶으면 값이 비싸니 엄두를 못 내는 거야. 조용한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꿈은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겠어. 나는 도시의 소음과 지저분함이 너무 싫어. 죽기만큼.. 2022. 9. 17.
모처럼 만나 칼질까지 해보았어 8월 25일 서경주 기차역에 갔어. 부전에서 출발한 기차가 태화강역, 신경주 역을 거친 뒤 포항, 영덕으로 갈 때 꼭 들르는 곳이야. 동대국에서 하양, 영천을 거친 기차도 서경주역에 들렀다가 포항으로 가는 거지. 대구에 사는 친구들이 경주에 오기로 했어. 대학시절에 만난 친구들이니 이제 거의 50년은 되어가는 것 같아. 신경주 역대합실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이야. 친구들을 만나 자동차를 타고 보문으로 갔어. 호반길을 조금 걸어보기로 한 거야. 같은 도시에 사는 친구가 모는 BMW 승용차를 타보았어. 그런 외제 고급차를 몰 일이 내 평생에는 전혀 없을 거야. 그래도 한 명이 빠졌네. 여섯명이 어울려서 돌아다녔는데 말이야. 보문호수 믈이 너무 줄었어. 9월 초순에 지나간 태풍 힌남노 때문에 물이 차게 되었지만.. 2022. 9. 16.
이 도시에 살게 된 게 죄라면 죄일 거야 계림초등학교 앞을 지나갔어. 올해 2월에 113회 졸업생이 배출되었으니 경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초등학교라고 할 수 있지. 올해 졸업생이 서른 명이 안되었다니 세월 무상함을 느껴보는 거야. 한때는 전교생이 3천 명에 육박했었거든. 한쪽에 그림으로 장식된 이쁜 담장이 쳐져있지. 왜 그랬을 것 같아? 동쪽 담장 밖이 바로 경주 읍성 동쪽 성벽이거든. 성벽 정비와 복원을 위해 발굴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 도시에 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여긴 모든 게 발굴 우선이라는 거야. 발굴이라는 게 엄청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잖아? 시내에 토지나 집을 가지고 사는 시민들이라면 발굴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한 번은 다 겪어보았을 거야. 발굴을 위해 한번 파헤쳐놓으면 관계되는 분들은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받게.. 2022. 9. 15.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형산강 2 시가지에서 충효로 이어지는 다릿발에도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가득 걸려 있었어요. 다릿발 너머 새로 만들어둔 자전거 도로에도 쓰레기들이 가득 걸려 있네요.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정도였습니다. 비가 조금만 더 왔더라면 경주시가지도 침수될 뻔했네요. 강변로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뭐 하나 빠꼼한 데가 없는 것 같네요. 홍수 전날, 그러니까 9월 5일에 여길 지나갈 때도 멀쩡했는데 하루 밤 만에 이 꼴이 나버렸네요. 강변로에서 서천 야구장으로 내려가는 진입로에도 쓰레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휴식 시설 위로 물이 지나간 듯합니다. 나는 황남대교를 건넜습니다. 경주 남천과 형산강(=서천)이 합류하는 지점 부근입니다. 강변 공원의 처참한 몰골이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나정교를 건너갑니다. 나정교는.. 2022. 9. 14.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형산강 1 9월 6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에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울산 경주를 스쳐 동해로 나갔다고 합니다. 북천과 형산강을 따라 만들어놓은 자전거도로를 따라 고속도로 톨게이트 방향으로 갈 일이 생겼기에 길을 나섰습니다. 북천과 형산강 본류가 만나는 금장대 부근의 다리 밑은 쓰레기 더미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나마 북천 쪽은 피해가 덜했던가 봅니다. 이 정도로 쓰레기가 쌓이려면 형산강이 무지막지하게 범람 위기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금장대 앞 수위가 내려간 것으로 보아 부근의 보가 터져나간 모양이네요. 강가에 자라던 풀들이 모두 누워버렸네요. 자전거도로에 진흙이 쌓여 범벅을 이루어놓았습니다.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만들어져 버렸습니다. 홍수 전에는 이렇게 깔끔했던 곳인데 말이죠. 잔디밭에도 쓰레기들.. 2022.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