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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2021/1026

자전거로 부지런히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10월 29일 금요일 오후에 닷새만에 서재에 다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남도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지난 10월 11일 월요일부터 5일간은 울진, 삼척, 묵호, 정동진, 강릉 일대를 다녔습니다. 물론 자전거를 가지고 갔습니다. 죽이 맞는 후배 겸 교우 한분과 길을 떠났었습니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더군요. 강원도 해변 여행은 몇 번이나 벼르다가 그때서야 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젠 나도 고희가 가까운 나이인지라 하루에 60킬로미터 내지 70 킬로미터 정도만 달리면 되겠더군요. 숙박은 주로 모텔이나 중저가 호텔을 사용했습니다. 평소 음식을 가지리 않는 데다가 맛집을 찾아다니는 그런 호강은 하지 않으니 큰 돈 들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능하면 자전거 도로를 다니도록 노력했고요, 돌아올 땐 강릉에서.. 2021. 10. 30.
남도 자전거 여행 : 순천 3 - 대대 마을과 낭트 쉼터 10월 말경에 오면 갈대가 활짝 꽃을 피워두었을지도 모르지. 이게 억새밭이라면 정말 멋진 장관을 이루어줄 텐데...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억새가 갈대보다 낫다는 식의 표현을 내가 함부로 뱉는 것이 마음에 걸리네. 갈대가 꽃피운 사진을 보니 그것도 참 좋긴 좋더라고. 징검다리에 마주친 소년에게 소녀가 하얀 조약돌을 던지고 난 뒤 갈밭으로 들어갔던 장면이 떠 올랐어. 황순원 님의 단편소설 국어 교과서에서 처음 대한 것이 중학교 2학년 때였던가? 소설 속의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경기도 양평 어디였었지. 나는 다시 원래 입장했던 곳으로 돌아 나왔어. 한 번은 꼭 가볼 만한 곳이었어. 거긴 아무래도 가을이 좋을 것 같아. 문제는 지금이 가을이라는 건데.... 가을도 가을 나름이지 않겠어? 늦.. 2021. 10. 29.
남도 자전거 여행 : 순천 2 - 순천만 습지 낭트 쉼터에서 본모습이야. 둑길을 따라 달렸더니 제방 안쪽에 작은 습지가 보이더라고. 제방 바깥쪽 동천에도 갈밭이 만들어져 있었어. 저쪽 멀리 보이는 산 있지? 순천에서 여수로 자전거 여행을 할 경우 저 산 밑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달리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해. 습지로 이어지는 둑길이야. 훌륭했어. 대대마을 벌판에도 습지가 있었어. 지도를 가지고 확인해보았더니 아마 이 물길은 이사천에서부터 시작하여 만들어졌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해보았어. 순천 동천 하구를 향해 천천히 나아갔어. 한번씩 셔틀버스가 지나가더라고. 대대마을이야. 다음날 우리는 저 마을에 들어가보게 돼. 그때 대대리마을을 소개해 줄게. 사진 앞쪽과 왼쪽은 갈대밭이고(=갈밭) 오른쪽 희게 보이는 것이 억새밭이지. 순천만 습지길은 한 번.. 2021. 10. 28.
남도 자전거 여행 : 순천 1 - 순천 문학관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를 혼동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순천만 국가정원이 순천 시내와 가까이 있다면 순천만 습지는 바닷가 쪽으로 붙어있다고 보면 될 거야. 두 곳 사이의 거리 차이도 상당해서 순천만 국가 정원을 보고 난 뒤 그냥 걸어가려면 제법 힘이 들거야. 그럴 때 사용할 수 있는 유력한 교통수단이 스카이 큐브일 거야. 동천 둑길을 자전거로 달려온 우리는 스카이 큐브의 마지막 종착역인 순천만 문학관 역까지 가게 되었어. . 순천만 문학관 역에 많은 사람들이 내리더라고. 스카이 큐븨의 종점이긴 해도 말이지. 내린 사람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순천만 습지로 이동하는 거야. 사진 속에 보이는 바로 이 길을 따라가는 거지. 문학관 역 부근에 순천문학관이 자리잡고 있어. 내 취향에 딱 맞는 공간이어서 너무.. 2021. 10. 27.
남도 자전거 여행 : 순천으로 돌아가다 3 - 바닷가 달리기 C 이런 길을 가면 너무 흐뭇하지. 데크길이 끝나면 자그마한 해변이 나와. 반월마을 부근이야. 반월마을에 관한 설명은 사진 속의 글을 보는 게 더 이해하기가 빠를 거야. 쉼터에서 쉬어가기로 했어. 이런 데서 안 쉬면 어디에서 쉬어야 하지? 해질 때 바라보면 일품일 것 같아. 우리가 달려왔던 바닷가 모습이지. 마을이 아주 정갈하게 보였어. 그렇지만 들어가 보진 않았어. 가야 할 길이 제법 남았거든. 나는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실개울에 가보았어. 누가 소꿉놀이를 하고 갔었던가 봐. 누구였을까? 어떤 소녀였을까? 나이 때문인지 어린 소녀들을 보면 마음이 마구 흐뭇해져. 마음껏 축복해주고 싶어. 믿거나 말거나 하는 수준이겠지만 내가 남을 위해 간절히 빌어주면 - 기도해드리면 - 금방금방 이루어지는 것 같아. 한 이.. 2021. 10. 26.
남도 자전거 여행 : 순천으로 돌아가다 2 - 바닷가 달리기 B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달천도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 나타나지 싶어. 그래 맞았어. 맞은 편에 달천도가 나타나더라고. 아주 작은 선착장이 나타나길래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살펴보았어. 통발이라고 짐작되는 어구가 정리되어 있었어. 달천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등장했어. 이틀 전 비를 맞아가며 여수로 내려갈 때 이 부근 정자에서 쉬었던 생각이 났어. 달천도는 이제 육지와 마찬가지야.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그런 거 아니겠어? 다리 위에서 우리가 달려가야 할 바닷가 길을 살펴보았어. 사실 정확하게 고백하자면 달천도로 들어가는 길을 두고 우리가 달려왔던 자전거 길로 착각했던 거야. 덕분에 섬에 있는 선착장을 구경하는 행운을 잡은 거야. 버스 정류장도 있더라고. 조용하기만 한 포구가 숨어있었어. 시내버스가 돌아.. 2021. 10. 25.
소녀에게 5 - 바람에 띄운 사연 가을이에요. 새벽 외출을 하기 위해 마당에 나서보면 오리온 별자리가 하늘 중간에 박혀 반짝이고 있어요. 그것만 있나요? 발끝에 차이는 벌레소리는 또 어떻고요? 아래에 노래 한곡을 소개해두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4KLsqrsmzTs 바람에 띄운 사연이라는 노래를 부른 임성하 씨는 널리 알려진 가수도 아니었고 크게 성공한 가수도 아니었어요. 그래도 어쨌거나 학창 시절에 이 노래를 들었었고 자주 따라 불렀기에 가슴 한 켠에 기억해둔 노래가 되었어요. 노랫말이 제법 순수했었기에 기억한다고나 할까요? 나도 이제는 몇 년 뒤면 고희(古稀)가 되는 나이가 되었어요. 돌이켜보면 너무 오래, 그리고 많이 살았다는 말이지요. 바람에 띄운 사연 임성하 갈잎이 우거진 언덕에 올라서 .. 2021. 10. 23.
남도 자전거 여행 : 순천으로 돌아가다 1 - 바닷가 달리기 A 새로운 달, 10월 첫날의 아침이 밝았어. 오늘 아침에는 순천으로 떠나야 해. 아침 식사로는 어제저녁에 사 왔던 컵라면 작은 것 하나를 끓여 먹었어.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어. 땀을 더 흘리기 전에 순천으로 가야지. 호텔을 나와서 이틀 전에 왔던 길로 나갔어. 863번 도로를 따라 달린 거야. 상쾌한 아침이었어. 신시가지 부근이어서 그런지 모든 게 깔끔했어. 자전거를 타고 여행 중이니까 교통법규는 철저히 지켜야 해. 횡단보도는 신속하게 통과해야지. 나팔꽃이 가득 피었더라고. 나는 나팔꽃을 보면 마음이 아려와. 터키에서는 대낮에도 나팔꽃이 피어 있더라. 햇빛 쏟아지는 카파도키아에서 찍은 사진이야. 이 사진 외에도 많지만 생략할게. 지방도로를 따라 조금 달려나가다가 논벌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섰어. 우린 바.. 2021. 10. 22.
남도 자전거 여행 : 여수 돌아보다 6 - 오동도, 엑스포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동도로 연결된 코즈웨이를 통해 드나들고 있었어. 오동도라고 했으니 오동나무가 많이 보여야 하겠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는 거야. 대신 시누대(=신이대나무)와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자란다고 해. 방파제로 나가보기로 했어. 북으로 뻗은 방파제가 여수 신항 구역을 안아주고 있다고 봐야겠지? 자전거를 세워두고 방파제로 올라가 보았어. 여수박람회장 구역이 맞은 편에 보이더라고. 선체에만 햇살을 듬뿍 안은 배 한 척이 고고한 아름다움을 뽐내며 떠있었어. 바로 이 배야. 어찌된 일인지 이 배 한 척에게만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던 거야. 유람선 한 척이 방향을 틀고 있었어.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고.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거야. 확대해놓고 보면 모든 것이 이해가 쉬울 거야. 오동도의 위치는 지도.. 2021. 10. 21.
남도 자전거 여행 : 여수 돌아보다 5 - 오동도를 향하여 전라좌수영 거북선을 지나면 천사 벽화마을이 나타난다는 거야. 여수 구항 해양공원을 지나간다고 봐야겠지. 앞쪽으로는 돌산대교.... 그리고 또 한쪽엔 거북선대교! 이 두 개의 다리가 육지와 돌산도를 연결한다고 봐야겠지. 여수 구항에 면한 공원은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었어. 드디어 거북선 대교가 보이네. 다리 부근에 케이블 카 선들이 걸려있더라고. 이 정도 분위기같으면 유럽과 비교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 여수를 상징하는 말이라면 아무래도 여수 밤바다일 거야. 밤에 와서 보면 운치가 넘쳐나지 싶어. 조형물 디자인 솜씨가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어. 천사 벽화마을이 있다는데..... 바로 저기 같아. 하지만 포기했어. 시간이 아리송했거든. 벽화마을 구경한다는 걸 포기하니 씁쓸함과 아쉬움이 맴돌더라고. 그 부근에 .. 2021. 10. 20.
남도 자전거 여행 : 여수 돌아보다 4 - 여수 구시가지 붉은 지붕을 이고 있는 집 모퉁이를 돌아서면 여수 항구가 보일 것 같아. 이런 좁은 골목에도 자전거 길 표시가 선명했어. 낚시꾼들이 제법 많았어. 뭘 낚으려는 것일까? 돌산대교가 바로 앞에 나타났어. 구조로 보아서 예전부터 사용해왔던 작은 포구 같아 보였어. 나는 이 작은 포구를 돌아온 거야. 조명등이 가득한 걸로 보아 오징어 종류를 잡는 배일까? 모두들 많이 잡았으면 좋겠어. 이젠 다리 밑으로 돌아나가야지. 길조차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준 여수시 당국이 거듭 고맙더라고. 마침내 돌산대교 밑을 통과하는 거야. 드디어 여수 항구가 그 모습을 드러냈어. 얼마나 와보고 싶어 했던 곳이었는지 몰라. 물론 예전에 단체로 와본 사실이 있지만 이렇게 세밀하게 훑어보진 못했어. 커피 스튜디오! 다리 바로 밑 부근에 있.. 2021. 10. 19.
남도 자전거 여행 : 여수 돌아보다 3 - 예술의 섬 장도 B 장도를 '숲과 예술의 장'으로 마련하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 공간으로 사용하려고 했다는 거야. 장도는 그리 큰 섬이 아니었어. 아니, 자그마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거야. 전시관과 카페도 있었지만 들어가진 않았어. 가야 할 길이 멀었거든. '여수 밤바다'라는 말이 생긴 이유가 있겠지? 여긴 바다가 참하더라고. 전시관 입구 같았는데 들어가보지는 않았어. 아 참, 이 섬 입장료는 현재로서는 무료였어. 2022년 내년부터는 입장료를 받을 생각으로 있는 모양이야. 코스모스가 만발한 길을 따라 다시 바닷가로 내려왔어. 이제 해변길만을 따라 가야하는 거지. http://www.nspna.com/news/?mode=view&newsid=528033 여수시, 예술의 섬 장도에 ‘휴식과 치유의 숲’ 조성(정치/사회.. 2021. 10. 18.
거제도 글래씨스 카페 10월 3일 주일 거제도로 가는 승용차에 한자리를 얻어 몸을 실었습니다. 거제도 구조라 해수욕장과 학동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 중간쯤에 글래씨스라는 이름을 가진 멋진 카페가 있습니다. 바로 인근에 거제도 오션 뷰 카트 체험장이 있어서 그런지 손님들이 타고 온 승용차가 그득했습니다. 모두들 신나는 휴일을 보내고 있더군요. 사실 여기 이 카페는 아는 분이 운영하는 곳인 데요, 빵과 커피가 맛있고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이 워낙 훌륭해서 많은 분들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죠. 그날 개천절, 거제도에 문상을 가면서 혹시나 만나 뵐 수 있을까 싶어 들렀습니다만.... 제가 만나 뵙기를 간절히 원하는 그분은 안 계신 것 같았습니다. 일단 2층으로 올라가며 서빙하시는 분들의 면면부터 살펴보았지요. 통유리창을 통해 멀리 외도.. 2021. 10. 16.
처음 만나보았어요 10월 4일 월요일 아침에 길을 나섰습니다. 고속버스를 탔어요. 낙동강구미 휴게소에서 15분 정도 쉬었습니다. 서울에 왜 가느냐고요? 피붙이를 보러 가는 겁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새로 태어난 소중하고도 귀한 생명을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예방주사도 맞은 데다가 더 이상 코로나 사태가 호전될 것 같지 않았기에 더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더 미루었다가는 인간 구실을 못할 것 같았어요. 마침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세 시간 반 만에 가더군요. 아들이 마중을 나왔네요. 아들 집으로 향합니다. 마침내 도착했습니다. 거의 두달만에 얼굴을 보았습니다. 사진과 동영상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보니 느낌이 확 다르더군요. 부담을 주기 싫어서 두 시간 뒤에는 집을 나섰습니다. 아내는 남아있기로 했고요...... 2021. 10. 15.
남도 자전거 여행 : 여수 돌아보다 2 - 예술의 섬 장도 A 이런 멋진 풍경을 어디에 가서 만날 수 있을까? 일본에서도 볼 수는 있겠지만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자주 내습하는 왜인들이 사는 곳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지 않겠어?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이 예술의 섬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장도야. 내리막길을 살살 내려갔어. 젊은이들 같으면 속도를 내겠지만 이젠 그럴 나이가 아니잖아. 장도로 이어지는 코즈웨이가 만들어져 있었어. 올해까지는 무료입장이 된다는 거야. 돈을 절약할 수 있었기에 너무 고마웠지. 관리사무소 부근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 이젠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갈 일만 남았어. 작은 해수욕장에는 갈색 짐승처럼 웅크린 바위들이 드러나있었어. 베트남의 최남단 푸꾸옥 섬의 후미진 만이 생각나더라고. 그동안 살아오며 별별 섬을 다 보았네. 북유럽의 하늘처럼 구.. 2021.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