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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싱가포르를 찾아서(未完)

버스 한대로 열내는 나도 웃기는 인간이다

by 깜쌤 2006. 7. 6.

                                                       <싱가포르 주택가의 시내버스 정류장>

 

 중국인들은 차 마시기를 우리 한국 사람 물 마시듯 한다. 차(車) 없는 중국인은 상상할 수 있어도 차(茶) 없는 중국인은 상상할 수 없는 법이다. 차를 마시면 그 사람들이 어디 차가운 냉차를 마시는가? 차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뜨거운 차를 마신다.

 

버스 안에서 뜨거운 차든 차가운 차든 차를 마시다가 운전 기사가 브레이크라도 밟게 되면 승객은 홀랑 뒤집어쓰게 되어 있다. 그러니 못 마시게 하는 것이다.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 온갖 위험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친절하게 알려주고 다시 한번 알려주고 짚어주는 것이다.

 

 

 

                                                                         <주택가의 횡단보도 모습>

 

 "지구 동쪽, 동방예의지국에다가 금수강산을 자랑한다는 어떤 나라에서는 천년이고 만년이고 가만히 웅크리고 버틸 것만 같던 다리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 내려 꽃다운 청춘 낭랑 18세 소녀들이 그냥 사그라지는 비극이 벌어진다는데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어리석은 내 재주로는 당초에 알 길이 없다."

 

 위 이야기는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 있고 난 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서 어떤 청년이 나에게 했던 말을 조금 과장법을 써서 옮겨본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품위를 가지고 살 수 있도록 세밀하게 신경 쓰고 유지하며 보수하고 관리하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있는지 한번 되새겨볼 일이다. (이젠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보행자 우선의 개념으로 만들어진 신호등 - 화살표를 누르면 신호등이 바뀌게 되어 있다>

 

 당신이 싱가포르를 처음 방문하시는 초보 여행자인가? 나는 당신에게 싱가포르를 세밀하게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냥 보지 말고 아주 세밀하게 한 번씩 잘 관찰해 가며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당신이 나와 같은 선생인가? 그러면 더 찬찬히 살펴보기 바란다.

 

 

혹시 당신이 우리 국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높은데 계시는 나으리 이신가? 어리버리한 내가 알고 있는 이 정도는 충분히 꿰차고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나 같은 별 것 아닌 인간들도 그런 멋진 곳에 살고 싶다는 것이니 괘씸하게 여기지 말기 바란다.

 

 

 

                                                                             <변두리 주택가에서>

 하기야 그것이 어찌 높은 분들만의 책임이겠는가? 우리 집 옆에는 정부에서 비싼 돈 들여 만들어준 멋진 잔디밭이 있다. 비록 철길 가이긴 하지만 잔디밭이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잔디밭에다 비싼 승용차를 떠억하니 올려두고 주무시는 분들은 무엇인가? 특히 남들이 안보는 밤, 야간에 잔디밭에 차를 쓰윽 올려두고 자랑스럽게 어깨 으쓱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분들은 부지기수로 보아 왔다.

 

이젠 시멘트 방지턱을 높게 해서 차를 못올리게 되었으니 그분들 입장에선 배이프게 생겼다. 하지만 주택가 골목에서 밤 12시 넘어서도 자동차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울려 풍악을 울리고 거기다가 경적까지 울리며 쏜살같이 지나가는 양반들은 또 누구인가?

 

 "야아, 참 소문대로 좋긴 좋구나. 짜아식들, 멋지게 잘해두었구먼!"

 

 

 

 

                                            <주택가 인도의 모습 - 주의 : 50미터 전방 중장비 차량 회전> 

 

 

 혹시 당신은 싱가포르에 대해 이런 소리나 하고 비아냥거리기를 좋아하는 분이 아니신가? 그렇다면 참 진심으로 죄송한 일이지만 비싼 돈 들여 잘 살고 계시는 분들에게, 꼴난 재주 하나 없는 별 것 아닌 인간이 괜히 혼자 잘난 척하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서 해본 헛소리 정도로 받아주기 바란다.

 

 정말 싱가포르는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곳이다. '아, 인간이 이렇게 해놓고도 살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준 곳! 그곳이 바로 싱가포르이다. 버스 하나 가지고 너무 열을 낸 셈이 되어버렸다. 어리바리한 사람이 생각하는 모자란 소리라고 여기고 너무 고깝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