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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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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싱가포르를 찾아서(未完)

입국 못하는 수도 생긴다.

by 깜쌤 2006. 7. 4.

 

남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제일 신경 쓰이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출입국시의 트러블이다. 아직도 불쾌했던 기억가운데 하나는 중국 남쪽 시상반나 지역에서 라오스로 출국할 때의 기억이다. 일행이 네 명이었는데 중국 출입국 관리가 우리 일행 가운데 한 명의 여권을 가지고 트집을 잡으며 출국을 시켜주지 않는 것이었다.

 

"무슨 문제요?""일단 기다리시오."

 

대답도 퉁명스럽기만 하다. 그리고는 여권을 돌려주지 않으니 불안하고 답답하기만 했다.자그마치 거의 한 시간가량이나 기다렸는데 나중에 하는 말이 웃긴다.

 

"비자가 조금 이상해서...."

 

네명이 모두 똑 같이 부산의 중국 영사관에서 발급받은 비자인데 뭐가 이상하다는 말인가? 어쩌면 그들은 돈을 요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거긴 중국 내의 오지 가운데 오지다. 그런 데서 문제가 생기면 태국에서 일행을 만나기로 한 우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 일주일 안으로 우리는 라오스를 통과해서 태국에 반드시 들어가야 했는데 거기에서 묶여버리면 정말 난감하지 않겠는가?

 

 

싱가포르 공항에서 잠은 잔 날 나는 이런 경험을 했다. 여러분이 참고로 하시라는 의미에서 잠시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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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잠을 자고 난 뒤의 일이다)

 

자. 이제 입국 절차를 밟고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 세수도 했겠다 날도 밝았겠다 들어가면 또 무슨 좋은 일이 생기지 싶은 기대감이 앞선다. 그런데 웬걸? 2청사의 입국 심사대로 갔다.

 

 "언제 왔습니까?"
 "어제요."
 "NH(아나항공) 111편 맞습니까? 출발지는 어디였습니까?"
 "서울에서 출발하여 오사카를 경유하여 어제 도착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처음인가요?"
 "아니오, 두 번쨉니다."

 

 내 여권을 여러 번 뒤적인다. 아마 그는 서울에서의 출국 스탬프를 확인하는 모양이었다.

 

 "보딩 티켓 가지고 있습니까?"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여 그 정도는 미리 보관하여 두었다. 군말 없이 꺼내 보여 주었더니 두말없이 입국 스탬프를 쾅 찍어준다. 통과해서 친구를 보니 심사관이 까다롭게 구는 모양이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으니 몇 자 적고 나서는 심사대 뒤편의 담당자에게 한번 가보라고 한다. 얼굴이 약간 까무잡잡하게 생긴 날카로운 인상의 여자 심사관이 친구에게 물어온다. 도리없이 내가 나섰다.

 

 "왜 1청사로 도착해서 2 청사로 나왔습니까?"

 

 아, 그게 문제였구나. 그렇다면 이건 장황하게 설명해야 한다.

 

 "당신도 아시다시피 우리는 배낭여행잡니다. 어제 밤늦게 도착해서 transit hotel에 묵고 싶었는데 만원이었고 갈 데가 없었으므로 공항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우리는 당신들이 만들어놓은 이런 시스템은 잘 몰랐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그랬더니 뭐라 구시렁거리면서 입국 도장을 찍어준다. 1층에 내려와서 환전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도시국가 뒤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US 1달러에 싱가포르 달러 1.6525의 비율로 환전해 준다. 그때 서울에서의 환율이 미화 1달러에 1250원 정도였으니 1싱가포르 달러는 우리 돈으로 770원 정도가 되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대강의 현지 물가 사정을 쉽게 알게 될 것이다.

 

 일단 미화 20달러만 환전해서는 모노레일처럼 생긴 shuttle train을 탔다. 시내버스는 공항의 지하 2층에서 타도록 되어 있으므로 내려가서 살펴본다. 그전에 왔을 때는 공항에서 시내 번화가인 오처드 로드(orchard road) 행 버스는 16번이었는데 도통 그놈의 버스가 보이질 않는 거다.

 

이럴 경우엔 철저히 확인해 두어야한다. 36번 에어컨 버스를 탔는데 요 녀석이 예전의 16번 버스 노선을 거의 그대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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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나오면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편을 사용해야 하는데 택시는 비싸다. 후진국의 경우 악질적인 운전기사는 어수룩한 여행자에게 바가지를 씌운다. 첫날부터 바가지를 쓰고 나면 그 나라에 대한 좋은 인상 가지기는 완전히 물 건너간 뒤다. 

나는 처음 배낭여행을 나섰던 1994년  필리핀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 그땐 혼자 갔었다. 처음하는 배낭여행을 혼자 갔었으니......

 

시내로 들어가는 요령은 미리 확인해두어야 한다. 출발하기 전에 확인해두고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은 뒤에는 다시 한번 더 확인해서 행동하는 게 가장 올바른 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