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장로 은퇴를 했던 분 가운데 병원장님이 한 분 계셔. 그 분은 진료실에서 평생을 환자만 보고 사셨으니 평소에 얼마나 갑갑함을 느끼셨겠어?
그분이 나 같은 어리바리한 자를 어여삐 여겨주셔서 한 번씩은 토요일 오후에 드라이브를 제안 해 주시지. 그럴 때마다 나는 만사를 제쳐두고 따라나서는 편이야.
그 어른 바탕에 깔린 심성이 얼마나 고우신지 교우 가운데 과로로 쓰러져 의식이 없는 어떤 집사님이 입원해계시는 병원에 찾아가서 주차장에서 기도라도 한번 해 드리자는 거야. 그런 자리라면 당연히 가야 하지 않겠어?
의식이 없는 분과는 같이 봉사활동을 하셔서 조금은 잘 아신다는 것이었어.
교우분이 입원해 계시는 포항의 어느 병원 주차장에 들러서 기도해드린 뒤 자동차를 타고 영천 부근을 찾아간 거야.
원장님께 이 교회를 소개해드렸어. 영천 자천교회! 영덕 송천교회와 함께 근대문화재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건물이지. 벚꽃은 지고 다른 꽃나무에 분홍꽃이 만발했더라고.
나는 이런 곳에서 여생을 조용히 보내고 싶어. 성경 말씀보고 하나님께 기도드리다가 생을 마감하고 싶어. 그간 살아오면서 영적인 경험을 수없이 많이 해본 터라 나는 천국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지. 그렇게 토요일 오후를 보냈어. 지난 4월 3일의 일이었어. 그럼 안녕!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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