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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내남 1

by 깜쌤 2020. 5. 21.


들로 나갔어.



계절은 이미 모내기철이었어.



나는 형산강 둑을 따라 갔어.



뻐꾸기가 울더라고.



아련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어.



물을 대어둔 논이 많았어.



늦봄이야.



방향을 바꾼 나는 농로를 따라 갔어.



토끼풀꽃이 피었네.



경주 남산도 보이고 말이지.



메마른 논에도 곧 물을 대고 갈아엎겠지?



저수지 둑으로 올라갔어.



노랗게 피어 있는 꽃은 아마도 꽃창포겠지?



수초들도 제법 자라 올랐어.



예전에는 저 산기슭에 양계장이 있었지.



오랜 전 일이야.



돌복숭아도 열매를 달았더라고.



여기서 처음 가르쳤던 아이들이 벌써 쉰을 넘었으니

오래 전 일이지....



세월이 많이 흐른 거야.



인생길이 생로병사로 흐른다더니...



네가지 중에 벌써 두가지는 이루어졌어.



병들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상염불지 둑에 올라섰어.



젊었던 날,  여기에서 가장 큰 붕어를 건져올렸었지.



이 집에 살았던 학생이 누구였더라?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니 서글퍼.



한적한 도로를 계속 달려서 형산강쪽으로 나갔어.



포개진 산들을 보고있으려니 가슴 속 한구석에

아련함이 뭉쳐 남았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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